(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러시아축구협회가 국제 무대로 돌아가기 위해 UEFA(유럽축구연맹) 탈퇴 후 AFC(아시아축구연맹) 편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AFC 측의 확실한 가입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등 터무니 없는 요구 조건을 들이대는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28일(한국시간) "RFU(러시아 축구협회)는 UEFA를 떠나 AFC로 이동할지 여부에 대해 오는 31일 최종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뒤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으며, 축구 등 스포츠도 예외는 러시아축구협회의 각급 국가대표팀이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차례로 퇴출당했다.
러시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팀인 폴란드, 스웨덴, 체코의 보이콧 움직임에 밀려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쫓겨났다. 다가오는 UEFA 유로 2024 조 추첨에서도 제외됐다.
국제 무대에서 고립된 러시아축구협회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UEFA에서 나간 뒤, 한국이 속한 AFC 합류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집행위를 마친 뒤 "우리가 지금 유럽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선택지는 전혀 없다"라면서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 대회에 나가는 방법으로 AFC 편입을 고려 중인 러시아축구협회는 본래 27일 최종 결정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발표 날짜를 31일로 연기했다.
뱌체슬라프 콜로스코프 러시아축구협회 명예회장은 "표결이 한차례 연기됐다. 집행위원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해 며칠이 더 필요하다"라며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RFU 운영진이 AFC 편입 가능성을 며칠 더 따져보는 게 합리적인 상황"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아시아에서 우리를 받아들일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시아에서 우리를 받아주는 것에 대한 100% 보장이 필요하다. 그런 보장을 받은 후 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AFC 편입 배경은 아시아 대륙 내의 '친러 성향'이 큰 이유를 차지하고 있다.
AFC 회원국 중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정부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나라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아는 러시아가 스포츠 무대를 아시아로 옮기고자 밀고 들어오는 모양새인데, 일각에선 러시아축구협회가 AFC에 들어오더라도 FIFA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들어 실현되기 어려운 일로 보기도 한다.
사진=TASS/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