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의 질주가 거침이 없다.
김민선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에서 우승하며 이 종목의 이번 시즌 월드컵 4개 대회를 모두 휩쓰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ISU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합치면 이번 시즌 국제대회 5연속 금메달 획득이다.
김민선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오벌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첫 날 여자 500m 디비전A에서 36초96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37초26을 기록한 다카기 미호(일본), 37초35를 찍은 에린 잭슨(미국)을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다카기와 잭슨은 지난 2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과 금메달을 각각 거머쥔 강자들이지만 김민선이 큰 격차를 드러내며 이들을 완벽하게 따돌렸다.
이로써 김민선은 지난달 11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0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벌어진 월드컵 2차 대회, 지난 10일 캘거리에서 치러진 월드컵 3차 대회에 이어 이번 4차 대회까지 이번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모든 대회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지난 3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4대륙선수권까지 포함하면 이번 시즌 여자 500m 5차례 국제대회 정상을 모두 휩쓸게 됐다.
기록도 월드컵 1차 대회 37초55에서 2차 대회 37초21, 3차 대회 36초97, 4차 대회 36초96 등으로 계속 빨라지고 있다.
3~4차 대회가 열린 캘거리가 고지대에 빙질이 좋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함께 기록이 잘 나온 곳인 점을 감안해도 김민선의 기록 단축은 눈에 띌 정도로 탁월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기록은 '빙속여제' 이상화가 지난 2013년 11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세운 36초36이다.
이상화는 캘거리 올림픽오벌에선 36초74를 최고 기록으로 갖고 있는데 김민선이 이번 월드컵 4차 대회를 통해 의미 있는 간격으로 따라붙은 셈이 됐다.
김민선은 이날도 특유의 후반 가속도 이용한 뒷심으로 월드컵을 또 한 번 정복했다.
여자 500m 디비전A 10개 조 중 9조 인코스를 배정받은 김민선은 네덜란드의 마리트 피데루스와 함께 출발했다.
초반 100m를 10초46, 4위로 돌파해 좋은 스타트를 기록한 김민선은 후반에 속도를 계속 끌어올려 앞선 3조에서 37초26을 찍은 뒤 계속 1위를 유지하던 다카기를 2위로 끌어내리고 웃었다.
김민선의 이번 시즌 월드컵 연속 우승은 자신이 롤메달로 삼는 이상화의 2013~2014시즌 행보와 거의 비슷하다.
이상화는 당시 1~4차 월드컵에서 자신이 참가한 총 7번의 여자 500m 디비전A(당시엔 월드컵 한 대회마다 여자 500m 두 번씩 진행) 레이스를 모두 우승하고 세계신기록도 3번이나 경신하면서 이듬해 2월 소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디딤돌로 삼았다.
김민선의 경우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이 3년 이상 남았지만 일본, 네덜란드, 미국, 오스트리아 강호들을 넉넉하게 제치고 연속 우승했다는 점에서 이상화 뒤를 이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최강자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AP, 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