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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올려놓고 떠난 팀이 4강…할릴호지치 감독의 묘한 운명

기사입력 2022.12.11 15:25 / 기사수정 2022.12.11 23:44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모로코가 '4강 신화'를 일구면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또다시 묘한 상황을 맞이했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설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포르투갈 상대로 모로코는 전반 42분 유세프 엔 네시리의 헤딩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축구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모로코는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 모로코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모습을 씁쓸하게 보고 있는 감독이 1명 있는데, 바로 지난 8월 모로코 감독직에서 경질된 할릴호지치 감독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모로코를 이끌고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을 통과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지만 지난 8월 돌연 경질됐다.

본선 진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경질된 사유로는 모로코 핵심 선수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는  미드필더 하킴 지예시와의 갈등이 주효했다.



지난해 9월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예시는 부상을 핑계로 A매치 출전을 거부했다"라고 비판하며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 버렸고, 분노한 지예시는 지난 2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버렸다.

대표팀 최고의 선수가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모로코 축구협회는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면서 지예시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나가면서 대표팀에 복귀한 지예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팀 내 최다 키 패스를 기록하면서 모로코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대한민국과 같은 조에서 속했던 알제리를 16강에 진출시키면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괴팍한 성격으로 선수들과 불화를 일으킨 적이 잦은데, 모로코 이전에 일본 대표팀에서도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불과 두 달 남겨둔 상황 속에서 선수들과의 불화로 전격 경질된 바 있다.

이때 일본은 할릴호지치 감독 없이 8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4년 뒤 이번 월드컵에선 모로코가 무려 4강까지 올라갔다.

할릴호지치 감독 입장에선 두 번이나 자신이 본선으로 올려놓고 떠난 팀이 좋은 성적을 내 속이 끓게 됐다.

사진=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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