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미국 축구대표팀이 SNS에 이란 국기의 이슬람 공화국 문양을 지운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AP 통신’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대표팀이 공식 SNS에 이란 국기의 일부를 지워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축구협회는 조별리그 2차전 종료 직후 트위터를 포함한 공식 SNS 채널에 미국이 속한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순위표 그래픽을 올렸는데, 이란 국기의 모양이 이상했다. 중앙의 이슬람 문양이 지워진, 녹색과 흰색, 붉은색 등 국기의 바탕색만 그려진 국기를 올렸다.
이러한 미국축구협회의 조치는 현재 이란에서 이뤄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소셜 미디어 계정에 공식 국기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이란은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다. 지난 9월 16일 마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뒤 숨진 채 발견되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
이후 9월 27일 시위대에 참가했던 하디스 나자피가 시위 중 히잡을 벗자 그 자리에서 보안군에게 총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를 기점으로 이란 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미국축구협회의 조치에 이란 정부는 “자국 국기의 ‘신의 이름’을 삭제했다”며 비난에 나섰다. 이란축구협회도 AP통신을 통해 “미국의 조치는 FIFA 대회의 법에 위배되는 행위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전을 앞두고 있다는 게시물에도 이란 국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오는 30일 오전 4시에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이란이 2승1패로 조2위, 미국이 2무로 3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이날 경기서 패하는 팀은 16강 탈락이 확정된다.
‘끝장승부’를 앞둔 가운데, 이번 국기 논란 신경전이 두 팀의 '앙숙 관계'에 불을 지폈다.
사진=AP통신, EPA/연합뉴스, 미국축구협회 SNS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