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붙자, 친구야.”
19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KT 위즈의 2023시즌 1라운더 신인 김정운(대구고)과 키움 히어로즈의 2라운더 신인 김동헌(충암고)였다. 이들은 구단의 초대가 아닌 직접 예매로 표를 구했고, 치열한 예매 전쟁을 이겨내고 3루 쪽에 자리를 잡으며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3루 원정 응원석에 자리를 잡은 건 예매를 한 선수가 키움 신인 김동헌이었기 때문. 김동헌은 “원래 고척 1,2전을 예매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운 좋게 수원 경기 예매는 성공했다. 내가 예매했으니 (김)정운이에겐 선택권이 없다”라고 웃었다. 이에 김정운은 “어쩔 수 없다”라고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전부터 KT와 키움 두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붙으면 같이 야구장 가자고 했는데, 이렇게 같이 보러 올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의 인연은 지난 9월 열린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대표팀에 함께 뽑히면서부터 시작됐다. 타지에서 동고동락하며 소중한 추억을 남긴 두 선수는 곧 절친이 됐고, 쉬는 날 대구에서 올라와 야구를 함께 볼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됐다. 김동헌 역시 매일같이 고강도의 운동을 하고 있지만, 친구가 올라오는 이날 함께 야구장을 찾아 추억을 쌓았다.
물론 두 절친의 이날 야구장 방문은 단순한 친목도모가 아니었다. 자신이 뛰게 될 팀의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응원하기 위해서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언젠가 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친구와 적으로 만나 맞대결을 펼칠 날을 상상하며 경기에 몰입했다. ‘삼구삼진으로 잡겠다’, ‘홈런으로 응수하겠다’라는 거창한 상상은 하지 않았다. 그저 관중석에서, TV로 지켜보던 우리가 가을무대에서 만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갈 장면만 고대할 뿐이다.
두 선수는 각자의 방식대로 비시즌 몸을 만들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 유니폼을 입을 김동헌은 “이렇게 좋은 팀에 뽑혀서 기분이 좋고, 팬분들의 응원을 옆에서 들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한 마음 생각해서 더 절실하게, 간절하게 야구하겠다”라고 전했다.
KT 마법사 군단에 합류할 김정운 역시 “KT 위즈라는 좋은 팀에 오게 돼서 정말 좋고, 팬분들께서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는데 보답할 수 있도록 잘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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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