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청담동, 윤승재 기자) "납작만두처럼", "외모는 못 따라겠지만.."
새 시즌에 나서는 결연한 각오만큼이나 입담도 남달랐다. 18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감독과 선수들이 유쾌한 입담을 과시하며 좌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과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참석해 출사표를 전했다.
선수들도 행사에 참석해 남다른 입담을 과시했다. 대한항공 임동혁-링컨, KB손보 한성정-니콜라, 한국전력 신영석-타이스, 우리카드 황승빈-안드리치, OK금융그룹 차지환-레오, 삼성화재 황경민-이크바이리, 현대캐피탈 허수봉-오레올이 참석해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재밌는 입담이 쏟아졌다. 시작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끊었다. 올 시즌 각오를 음식에 비유해 얘기해달라는 MC의 질문에 최 감독은 “납작만두”를 택하면서 “2년 동안 납작 엎드려 있었다(6위-7위). 올 시즌엔 상대팀을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입담을 과시했다.
또 최태웅 감독은 우승 강력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을 언급하면서도 “2년 동안 리빌딩을 하면서 괴로웠던 게 알면서도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올해는 대한항공이 쉽게 우승하지 못하게 어떻게든 기필코 막아보겠다”라며 의지를 강하게 다지기도 했다.
사제간의 케미도 남달랐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현역 선수로 돌아가면 라이벌이 될 것 같은 선수’라는 팬 질문에 제자인 차지환을 꼽으며 “저를 자꾸 무시하는데, 옛날로 돌아가면 차지환보다 리시브와 블로킹은 더 잘할 수 있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이에 차지환도 “리시브는 감독님이 잘할 것 같지만 리시브 빼곤 제가 다 잘할 것 같다”라고 응수하며 사제간의 케미를 자랑했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같은 질문에 대한항공의 임동혁을 꼽았다. 그 이유로 후 감독은 “같은 포지션에 같은 오른손잡이, 그리고 얼굴이 잘생겼다는 점도 비슷하다”라면서 폭소 분위기를 이끌었다. 임동혁 역시 “저를 라이벌로 꼽아주셔서 영광이다. 워낙 잘 생기시고..”라고 응수하면서 “외모는 못 따라가지만, 배구는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치있는 말재주도 관심을 모았지만, 훈훈한 입담도 좌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삼성화재 황경민은 ‘음악’으로 올 시즌 각오를 해달라는 MC의 질문에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택하며 “삼성화재가 옛날엔 우승도 많이 하는 강팀이었는데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는 좋은 모습으로 옛날의 우승 기억을 걷게 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며 좌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감독들 역시 올 시즌 각오를 치맥(치킨+맥주)과 라면 등 모든 국민이 좋아하는 음식과 한우모듬과 뷔페 등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메뉴로 비유하면서 팬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V-리그 남자부는 오는 22일(토)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KB손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3년 4월 7일까지의 대장정에 나선다. 팀별로 총 36경기를 치러 ‘봄배구’에 나설 팀들을 가린다.
사진=KOVO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