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09 21:23 / 기사수정 2007.11.09 21:23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그리고 200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까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제용 일본 킬러'로 꼽힌 투수는 베테랑 구대성(39. 한화 이글스)이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일본 킬러'라는 영광의 수식어는 SK 와이번스의 신인 좌완 김광현(19. 사진)이 이어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광현은 8일 도쿄 돔에서 벌어진 2007' 코나미 컵 아시아 시리즈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경기에서 6.2이닝 3피안타 1실점(탈삼진 5개)의 쾌투로 새로운 '일본 킬러'의 탄생을 예고했다.
김광현은 1회 말 커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며 승리를 거두었다. 만 20세도 되지 않은 신인 투수의 활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김광현은 2회 말 대선배 이병규(33)를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했고 승부 근성이 강하다고 소문난 타자 타니시게 모토노부(36)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게 하며 일본인들 앞에 자신의 투구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김광현은 안산공고 시절부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지난 해 쿠바에서 벌어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서는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뽑히기도 했다.
그리고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지난 10월 26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주니치와의 코나미 컵 1차전까지. 김광현은 어린 선수답지 않은 놀라운 투구로 야구팬을 놀라게 했다. 김광현이 보여준 것은 '큰 경기에 강한 승부 근성'만이 아니었다.
2005년 9월 4일 문학에서 벌어졌던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일본과의 A조 예선전에서 김광현은 '일본 킬러'의 본능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당시 일본이 자랑하던 '156km/h 광속 좌완' 쓰지우치 다카노부(20.요미우리)와 대결을 펼치며 6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뒤이어 나온 류현진(20. 한화)이 김광현이 내보낸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패전의 멍에를 썼으나 5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펼치는 등 김광현은 '일본 고교 계 최고 투수'를 상대로 전혀 뒤지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쓰지우치는 대회가 끝난 후 '본받고 싶은 투수' 중 한 명으로 김광현을 꼽기도 했다.
일본전에서 호투했으나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던 김광현. 그러나 2년이 지난 후 김광현은 도쿄 돔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도쿄 돔은 바로 자신에게 2년 전 패배를 안겼던 쓰지우치의 소속팀인 요미우리의 홈 구장이다.
또한, 김광현은 쓰지우치가 밟지 못한 코나미 컵 무대에서 당당히 승리를 따내는 등 일본 야구의 심장부에서 우렁차게 포효했다. 올 시즌 개막 전 '신인왕 0순위'로 꼽혔으나 3승(7패)을 거두는 데 그치며 신인왕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던 굴욕을 확실하게 씻어낸 투구였다.
김광현은 코나미 컵 시작 전, '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기량을 선보여 야구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피칭을 보여 주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보여주었다. 희망을 현실로 만든 김광현. 그가 확실한 '일본 킬러'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사진=2007' 코나미컵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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