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재충전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반등은 없었다. 외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투구로 팀과 본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상처만 안게 됐다.
롯데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1-6으로 졌다. 4연패에 빠지면서 6위 두산에 반 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롯데는 이날 출발부터 최악이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김진욱의 ⅓이닝 2피안타 3볼넷 5실점 부진이 패착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허경민과 호세 페르난데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양석환에 적시타를 맞으면서 두산에 선취점을 뺏긴 뒤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김진욱은 이후 김재환에 볼넷, 김재호에 2타점 적시타를 추가로 내주면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롯데 벤치는 김진욱이 더는 투구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랴부랴 나균안을 불펜에서 몸을 풀게 했고 김진욱이 강승호를 1루 뜬공으로 잡고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기 무섭게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나균안이 2사 후 박세혁에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0-5, 김진욱의 자책점은 5점으로 늘었다. 1회에 게임 흐름이 두산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고 롯데는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김진욱에게 선발의 한 자리를 부여한 가운데 롯데는 김진욱의 성장으로 한층 더 두터운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김진욱의 전반기 성적은 11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첫승 이후 10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140km 중반을 쉽게 던지는 묵직한 직구는 위력적이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7일 SSG전 이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최적의 밸런스를 찾고자 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이 지난 3주 동인 불펜 피칭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즉 잘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라고 믿음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또다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였다.
롯데의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내년을 바라보는 리빌딩이 아닌 2017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김진욱에게 선발등판 기회를 주는 건 미래를 위한 투자만이 아닌 현재의 승리를 위한 승부수다.
그러나 롯데의 승부수는 현시점까지 완벽하게 실패다. 찰리 반즈, 박세웅 원투펀치가 고군분투하고 이인복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글렌 스파크맨, 김진욱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에게 불펜 피칭을 할 때처럼 실제 경기에서도 똑같이 던질 것, 급하게 던지지 말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서 천천히 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했지만 유망주 투수의 단점은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다. 외려 등판 때마다 비슷한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진욱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도 없다. 롱릴리프 나균안을 제외하면 선발투수 전환을 고려할 카드도 쥐고 있지 못하다. 김진욱의 부진 장기화로 롯데의 5강 다툼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