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지영기자) '피넛' 한왕호가 본인만의 참신한 정글 동선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는 '2022 LCK 서머' 1라운드 DRX 대 젠지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젠지는 DRX를 꺾고 시즌 7승을 달성했다. T1전 패배를 잊게하는 짜릿한 승리였다. 1세트는 역전으로 2세트는 원사이드하게 경기를 제압하며 젠지다운 포스를 드러냈다.
특히 한왕호는 스카너를 오랜만에 꺼내들며 초반 라이너들을 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경기 후 진행된 라이엇 공동 인터뷰에서 "1세트 힘들었지만 얻은 교훈이 많은 승리였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T1전 패배에 대해 "2세트에서 파이크에게 초반 킬을 내주며 성장을 막을 수 없었다. 3세트는 팀이 단합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LPL를 보며 참고하는 한왕호는 LCK와 다른 점으로 "피드백 과정이다. '어떤 실수를 했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우리가 이 부분에서 잘했으면 이겼을 것 같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플레이오프 방식이 다른 것도 큰 차이라고 본다.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 5전제를 자주 치르는데 LPL은 5전제를 자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피넛' 한왕호의 인터뷰 전문이다.
> DRX전을 승리했다. 먼저 승리 소감은?
1세트가 힘들었지만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역전승을 해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이 많다. 이 경기에서 얻은 교훈이 많다. 이번 승리가 앞으로 서머 정규 리그를 치르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T1전 패배가 아쉬웠는데 패배 원인은?
1세트에서는 완벽하게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세트에서 파이크에게 초반 킬을 내주며 성장을 막을 수 없었다. 3세트는 팀이 단합되지 못했다. 그게 패배 원인이었다.
> T1에게 패배했지만 여전히 1위다. 비결은?
내가 프로게이머 생활 7년 동안 느낀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실수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와 실력이 모자라서 실수를 하는 경우다. 이 두 가지는 완벽하게 다르다.
실수로 이어지는 실력은 빨리 개선하면서 타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팀은 많은 훈련을 통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덕분인 것 같다.
> 1세트, DRX의 코그모-룰루에게 많이 당했는데 이때 어떻게 경기를 풀려고 헀나?
개인적으로 루시안-나미가 코그모-룰루 상대로 나쁘지 않은 조합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확실히 중반에는 코그모-룰루가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 같다.
> 2세트 때 깜짝 픽으로 스카너를 기용했는데 픽 배경은?
요즘 정글러들이 거의 오공과 비에고를 자주 기용한다. 나도 연습 과정에서 오공과 비에고를 엄청나게 많이 했다. 혹시 이 챔피언들이 밴 됐을 때를 생각해 새로운 챔피언을 찾아야 한다고 느꼈다.
다양한 정글 챔을 고려했고 스카너가 요즘 메타에서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DRX전에 쓸 만한 상황이 나와 픽하게 됐다.
> '스코어' 고동빈 감독과 상의 끝에 나온 것인지?
솔랭에서 스카너를 2-3정도 연습해봤다. 약간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꽤 괜찮다고 평가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DRX전을 앞둑 스카너를 살짝 꺼냈봤는데 써도 좋을 것 같다며 힘을 실어줬다.
> 스카너외에도 숨겨 놓은 챔피언이 있는가?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도 영감이 많이 떠올랐다. 많은 연습으로 요즘 쓸 수 있는 챔피언을 2-3개 정도 확보했다. 기밀이라 이야기하기에는 어렵다.(웃음)
> 젠지가 좋은 성적을 내는 과정에서 한왕호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중 정글 동선이 참신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최근 내가 LCK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것 같다. 서머에 들어와서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면서도 성적이 따라오니 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LPL 경험 이후 농심, 젠지에 몸을 담으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전에서도 써보고 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 1세트 해카림으로 재밌는 동선을 선보였는데 상체 쪽으로 잡은 이유는?
블루를 먼저 가져가면서 정글을 시작했기 때문에 상체 쪽으로 갔다. 그리고 쉬바나가 유체화까지 쓰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와드가 없는 지역에서 헤카림이 발동을 걸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DRX의 빈 틈을 잘 파고 들었다.
> 다양한 정글 동선을 보여줄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서머에 앞서 내구성 패치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 그렇다면 이색적인 정글러 동선을 짜면서 참고하는 정글러는?
LPL을 자주 보고 있는데 '티안' 가오티안량, '카나비' 서진혁, '카사' 헝하오슈안, '웨이' 얀양웨이의 플레이를 자주 보면서 영감을 얻고 있다.
> LPL를 자주 보는 것 같다. LCK와 비교 했을 때 분위기 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내가 LPL에서 뛸 때는 중하위권 팀들에게도 무조건 이긴다는 건 없었다. 그만큼 많은 팀이 있고 플레이 스타일도 달랐다. 더군다나 경기 수도 많다.
다른 분위기가 있다면 피드백 과정이다. '어떤 실수를 했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우리가 이 부분에서 잘했으면 이겼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방식이 다른 것도 큰 차이라고 본다.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 5전제를 자주 치르는데 LPL은 5전제를 자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다.
> 다전제를 많이 치른다고 했는데 얼마나 많이 치르는가?
중국은 17개라서 플레이오프 일정이 자연스럽게 많다. 그 결과 순위가 낮은 팀들은 많은 다전제 경험을 치를 수 있다. 내가 LGD 시절 서머 당시 플옵을 치르는데 무려 9일 동안 다전제를 5번이나 치렀다.
서머 플옵과 지역 대표 선발전까지. 그렇게 경기를 치르고 나니까 압축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을 익히게 됐다. LCK도 다전제 일정을 늘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팀이 10개 밖에 없다 보니까 플레이오프 일정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T1전은 비록 패배했지만 DRX를 2대 0으로 잡으며 1위를 지켜냈다. 다음 경기가 리브 샌박 전이다. 5연승 팀이지만 승리는 젠지가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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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기자 wldud224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