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박항서, 신태용에 이어 김판곤까지 총 세 명의 한국인 감독이 동남아시아 무대에서 격돌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됨에 따라 해당 위원장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가 김판곤 위원장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함에 따라 김 위원장은 오는 27일과 2월 1일 열리는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 시리아 원정 경기까지 대표팀과 동행한 후 역할을 종료한다.
홍콩 대표팀을 지휘하던 김판곤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대한축구협회에 부임해 4년 동안 각급 대표팀을 총괄해 왔다. 이 기간에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U-23대표팀 감독, 콜린 벨 여자대표팀 감독, 황인선 여자 U-20대표팀 감독, 황선홍 U-23대표팀 감독과 김은중 U-20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국제대회에서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남자부 우승을 시작으로, 2019년에는 U-20 월드컵 준우승과 U-17 월드컵 8강, E-1 챔피언십(동아시아연맹선수권) 우승에 이어, 2020년에는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4년간의 축구협회 업무를 마치고 김 위원장은 다시 지도자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곳은 동남아시아 강호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는 과거 동남아시아 축구 강팀 중 하나였지만, 최근 태국,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고의 대회인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게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2018년 대회에선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베트남에 패했고 2020년 대회에선 조별리그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 모두 만나 1-4, 0-3 완패를 당했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도 자국인 감독을 주로 선임했던 기조에서 벗어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 축구 최강팀 중 하나인 한국과 일본 감독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두 대회 연속 한국인 감독에게 패한 탄 쳉 호 감독은 결국 지난 3일 말레이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리고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축구 디렉터로 호주 출신 스콧 오도넬을 선임해 국가대표팀 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오도넬이 직접 외국인 감독 선임 계획을 밝혔고 과거 동남아시아 무대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에게 제의해 감독직에 앉혔다.
동남아시아 무대는 이제 세 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각각 세 나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대결을 펼친다. 더욱이 스즈키컵이 2022년 대회 역시 열리기 때문에 세 감독의 스즈키컵 대권 도전을 위한 '동남아 삼국지'가 열릴 전망이다. 태국이 현재 최다 우승팀으로 군림하는 가운데 한국 감독이 맡은 세 국가가 도전하는 형국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즈키컵 2022 대회는 정확한 대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월 혹은 2023년 1월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베트남,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