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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초반 부진, 해답이 안 보인다

기사입력 2007.08.20 19:18 / 기사수정 2007.08.20 19:18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트레블의 징조인가, 끝없는 부진인가?

지난 시즌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시즌 초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개막 직후 3경기에서 2무 1패 1득점 2실점. 설상가상으로 루니와 호날두마저 당분간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리를 메울 후보선수마저 마땅해 보이지 않는다. 막대한 이적료를 쓰며 리그 2연패를 노리던 챔피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러나 맨유에 시즌 초반 부진은 그리 낯설지 않다. 맨유는 트레블을 달성한 지난 1998/99시즌에도 초반 3경기에서 1승 2무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 당시 맨유는 커뮤니티쉴드 경기에서 아스날에 0-3으로 완패하고 라이체스터, 웨스트햄과 잇따른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바르셀로나, 뮌헨과 한 조에 속해 어려움을 겪었던 맨유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초반 부진을 극복하며 트레블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 올 시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맨유의 부진한 공격력이다.

공격진 전멸, 해답이 안 나온다

98/99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은 공격이 아닌 수비였다. 커뮤니티쉴드 경기에서 아스날에 3골을 헌납한 맨유의 수비진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뮌헨과 바르셀로나에 많은 실점을 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그럼에도 맨유는 드와이어 요크, 앤드류 콜, 올레 솔샤르 등의 활약으로 매 경기 두 골 이상의 골을 성공시키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맨유에는 공격수가 '없다'. 코파 아메리카를 치르고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테베즈는 팀 적응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팀의 유일한 공격수로 매 경기 90분을 소화하고 있다. 테베즈는 빠른 스피드로 전방에서 찬스를 잡고 있지만 지난 시즌 웨스트햄을 강등에서 구해냈던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루이 사아, 웨인 루니, 올레 솔샤르가 모두 부상인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은 리저브 멤버인 크리스 이글스와 프레이저 캠벨을 활용하고 있으나, 이들은 큰 경기 경험이 없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동팡주어의 경우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하며 벤치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 못한 상황. 퍼거슨 감독은 긱스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는 등 실험을 계속하고 있지만 마땅한 공격조합을 찾지 못하고 있다. 3경기 동안 거둔 유일한 득점조차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 스콜스의 골이었다.

라이벌 강호들의 약진. 맨유와는 다른 모습

맨유의 초반 부진이 걱정되는 또 다른 이유는 막강한 라이벌 강호들의 초반 강세 때문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자리를 다투었던 첼시가 2승 1무로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아스날과 리버풀도 1승 1무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스날은 골키퍼 레만의 잦은 실수가 염려스럽지만 반 페르시, 파브레가스, 흘렙 등이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앙리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리버풀 역시 새로 영입한 토레스, 보로닌 등이 일찌감치 데뷔골을 터뜨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이 막 시작한 상황이지만 이들의 약진이 무서운 이유는 이들 팀들이 두터운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토레스, 보로닌 이외에도 크라우치, 카이트 등 정상급 스트라이커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첼시는 드록바, 칼루, 숀 라이트-필립스에 새로 가세한 피사로, 말루다가 일찌감치 적응에 성공해 두터운 공격진을 갖추고 있다. 아스날 역시 빠르게 성장한 월콧, 벤트너 등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해외 자본의 대량 유입으로 중위권 팀들이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 역시 맨유를 어렵게 하는 이유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태국 자본의 세례를 받은 맨체스터 시티가 3연승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포츠머스 역시 맨유를 무승부로 잡고 볼튼을 3-1로 대파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을 대폭 개편한 뉴캐슬, 승격과 함께 좋은 선수를 대거 영입한 로이 킨 감독의 선더랜드 역시 초반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로서는 이제 만만한 상대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맨유의 부진 탈출 해법, 새로운 선수 영입?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맨유의 공격진은 다른 팀에 비해 부실한 모습이다. 루이 사아가 돌아오더라도 그의 공백을 메울 후보 장신 스트라이커가 마땅하지 않은데다, 무릎이 완치되지 않은 노장 솔샤르에게 많은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스미스와 로시가 맨유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들을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막대한 이적료를 쓴 퍼거슨 감독은 추가 영입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그 누구 하나 부진한 선수가 없었다"며 만족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라이벌 리버풀, 첼시가 정상급 공격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리저브 멤버를 후보로 내세워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맨유로서는 지난 시즌 라르손을 임대 영입한 것처럼 경험이 풍부한 노장 선수를 단기 임대하거나, 훈텔라르와 같은 젊고 유능한 선수를 영입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초 케이로스 수석코치가 고안한 '작고 빠른 맨유'의 전략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맨유가 시즌 초반의 부진과 공격진 붕괴의 위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극복할지, 남은 8월 맨유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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