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자신이 속하는 집단에서의 위치와 자신이 원하는 일이 맞아 떨어진다는 것. 그것이 가장 보람있는 인생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김병현(2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김병현은 15일(한국시간)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0.1이닝 4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부진, 팀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 경기는 애리조나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중요한 경기였다.
그러나 김병현이 1회도 못 버티고 무너지면서 앞으로의 안정적인 선수단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시즌 부터 애리조나는 러스 오티스(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트로이 글로스(현 토론토 블루제이스)등 FA로 영입했던 선수들을 떠나보내고 미래지향적인 팀을 만들던 중이었다.
그러나 지구 우승이 눈앞에 보이면서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게 되자 김병현의 웨이버 공시에 클레임을 걸어 영입했다. 김병현의 영입은 당초 애리조나의 계획과는 다른 것이었다.
랜디 존슨(43)이 허리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접었으면서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또한, 신예 유스메이로 페티트(22)로는 후반기 싸움과 포스트시즌을 장담할 수 없었기에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은 김병현을 높이 산 것이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애리조나 복귀 후 두 경기 동안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부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김병현의 운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병현의 부진으로 인해 트리플 A 투싼 싸이드 와인더스로 내려간 유스메이로 페티트의 재합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는 김병현이 그토록 바라던 선발진 잔류의 꿈이 산산조각 난다는 뜻.
밥 멜빈 감독이 김병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면 이는 반드시 놓쳐서는 안될 기회다. 로테이션 상으로 본다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애틀랜타의 간판 존 스몰츠(40)와 맞붙을 전망이다.
김병현은 팀 리빌딩을 위한 주축선수로 데려온 것이 아니라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과 그 이후를 위해 데려온 선수다. 김병현은 과연 세 번째 기회에서 확실한 호투로 애리조나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