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올 시즌에 앞서 3할에 30홈런과 100타점을 목표로 잡았다. 시즌 도중 불의의 부상을 입으며 페이스를 이어 나갈 수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목표를 바꾸거나 수치를 낮추는 일도 없다. 끝없이 도전에 의미를 두다 보면 목표에도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게 한동희의 생각이다.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타율 0.278 OPS(출루율+장타율) 0.784, 17홈런 67타점으로 잠재력을 드러낸 한동희는 올 시즌에는 타자로서 한층 발전한 결과물을 내놓고 싶었다. 개막 첫 달부터 두 달 동안에는 타격 사이클이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홈런 7개를 넘기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6월 중순 각막이 손상되는 불의의 부상을 입으면서 열흘 동안 쉬어 가야 했다. 한동희는 지난 14일부터 열흘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럼에도 목표를 바꾸거나 수치를 낮추지 않았다. 6월에만 3할 타율에 오르며 타격 사이클을 끌어 올린 한동희는 이번 두산과 주말 3연전에 복귀해 연일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한동희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팀 간 시즌 11차전에서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결정적인 한 방을 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주말 3연전에서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전날 복귀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한동희는 이날 9회 초 극적인 결승 역전 솔로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가 끝나고 한동희는 "동점 상황이었고 내가 선두 타자였다 보니 살아나가자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 투수가 위력적인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라는 걸 생각했다. 직구를 생각하면서 타격 포인트를 많이 앞에다 두고 치려 했다"며 "이전 타석에서(4타수 1안타)도 좋은 타구가 나왔음에도 잡혔다. 그래서 이번에는 결과를 만들어내 보자고 생각했다. 나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동희는 3-3으로 맛서는 9회 초 두산 구원 투수 이승진을 상대로 홈런을 쳤는데, 이 홈런은 타구 속도 173.5km/h로 123.5m를 날아갔다. 지난해에도 타구 속도와 질만큼은 리그에서 손꼽혔던 한동희는 "올해도 테니스 공을 치며 연습하는 등 내 루틴을 꾸준하게 이어 오며 서서히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부터 세워둔 목표와 관련해서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며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올라갈 거라고 믿는다. 그러다 보면 내가 세워놓은 목표치에도 도달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세운 목표, 해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래리 서튼 감독은 "오늘의 슈퍼스타는 역시 한동희다. 필요할 때 큰 것 한 방을 쳐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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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