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다음달 7일 개막하는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엔트리를 살펴보면 예년과 다른 특징이 몇 개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동에서 뛰는 선수가 무려 3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한 팀당 1명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가 정착된 뒤 우수한 한국 선수를 데려오려는 중동 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설기현, 이천수 등이 이미 중동 리그를 거쳐 갔고, 지금은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알 사드), 조용형(알 라이안)이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세 명 모두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부터 주축 수비 자원으로 맹활약했고, 남아공월드컵 때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일등 공신이 됐다. 이번 아시안컵에도 나란히 출전하는 가운데 중동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이들이 또 한 번 의미있는 성과를 낼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광래 감독 출범 이후 익숙하지 않았던 '포어 리베로' 전술 때문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이들은 다시 자신들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포백으로 돌아가면서 월드컵 때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꾸준함이 돋보이는 베테랑 이영표의 리드 능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이정수-조용형 중앙 라인의 탄탄한 수비력은 벌써부터 든든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중동 리그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한국 축구가 껄끄럽게 여겼던 중동 축구의 벽을 완전하게 넘어설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모두 수비수인 만큼 중동 축구의 공격 스타일을 어느 정도 간파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동료 선수들에게 잘 전수해서 그야말로 철벽 수비의 진면목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자신들의 경험이 동료 선수들에 잘 전달돼 나비 효과처럼 퍼지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많은 골만큼이나 중요한 수비력에서 이들의 역할, 중요성이 강조되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가 51년 만에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중동이라는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만큼이나 위기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만 한 자원들의 활약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또 하나의 신화를 꿈꾸는 중동파 수비수 3인방이 제 역할을 다 하면서 한국 축구의 숙원과 같은 해묵은 과제를 풀어내는데 다시 한 번 공신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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