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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스포츠 15人④] '역도 여제' 장미란, 악재 딛고 그랜드슬램 달성

기사입력 2010.12.21 10:14 / 기사수정 2010.12.21 10:19

김지한 기자


- [2010 스포츠 15人④] 장미란 편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장미란(고양시청)의 2010년은 한마디로 '고진감래'였다. 교통사고 후유증, 부상 등으로 제대로 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5연패를 노렸던 세계선수권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밀려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장미란은 이를 악물고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아시안게임에서 큰 일을 냈다. 그랜드슬램을 위해 남은 마지막 고지였던 아시안게임을 정복한 장미란은 '그랜드슬램'의 위협을 달성했다. 압도적인 기량 차로 우승한 것은 아니어도 고생 끝에 따낸 값진 금메달이었기에 이 금메달은 여러가지 의미를 남겼다. 그리고 이제는 '올림픽 2연패'라는 마지막 목표를 향해 비장한 각오로 내년을 맞이하려 한다.

장미란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다. 지난해 11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용상 세계신기록을 들어올리며 차원이 다른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워낙 자기 관리가 뛰어난 선수이기에 올해도 좋은 기량을 유지하며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초, 장미란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소속팀이 있는 고양시 한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접촉 사고를 당한 것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충격 여파로 원래 좋지 않았던 허리 부근에 통증이 찾아왔다.

이 때부터 장미란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허리 디스크가 찾아오고, 어깨와 손목 부근에도 통증이 오면서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 출전조차도 버거워 보일 만큼 장미란의 몸상태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다. 훈련보다는 지금까지 운동해왔을 때 느꼈던 감으로 장미란은 9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내기 위해, 어떻게 보면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도전에 나선 것이다.

훈련량이 부족했기에 결과가 좋을 리는 없었다. 합계에서 장미란은 309kg에 그치며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 중국의 멍 수핑에 뒤져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 장미란에게 큰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아시안게임이 문제였다. 아시안게임은 장미란이 두번 도전했다 아쉽게 중국 선수에 밀려 금메달 획득에 유일하게 실패한 대회였다. 오래전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만큼 장미란은 이를 악물고 훈련을 해야 했다. 더욱이 세계선수권에서 자신보다 1kg 더 들어올려 우승을 차지한 멍수핑이 또 한 번 나서 굳은 각오로 대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역시 장미란은 장미란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75kg급 인상에서 130kg에 머물렀던 장미란은 상대적으로 강한 용상에서 181kg을 들어올려 멍수핑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로 올라섰다. 두 번 실패했던 아시안게임의 한도 풀고, 두 달 전의 패배를 씻어낸 그야말로 값진 금메달이었다. 또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며 정면 돌파로 이뤄낸 소중한 금메달이었다.

이제 장미란은 다시 몸을 추스르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다시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 아직 몸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시간도 있는 만큼 천천히 몸을 만들면서 새로운 도전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는데 또 한 번 완벽한 자기 관리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장미란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어쩌면 선수 생활에서의 마지막 도전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결말을 맺으며 마무리될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사진= 장미란 (C)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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