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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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흘러도 '거인의 자존심' 이대호

기사입력 2021.04.22 11:38 / 기사수정 2021.04.22 11:4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그만한 선수 없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21일 사직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이대호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떠나서 4번 타자로서 역할은 어떻게 해 주고 있는지'를 묻는 데 이렇게 답했다. "롯데에 그만한 선수가 없다. 방망이 치는 것 보고 왔는데, 아직 우리 팀에서 대호만 한 선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허 감독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홈런 6개에 양 팀 합 25안타가 오가는 타격전. 이대호는 두 차례나 역전타를 치며 10-9 승리를 불러 왔다. 두산이 앞서 나가고 있던 4회 말에는 2사 만루에서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과 끈질긴 바깥쪽 승부 끝에 기술적으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 승리 확률을 높였고, 다시 엎치락뒤치락했던 6회 말에는 두산 구원 투수 이승진의 빠른 공을 때려 낮고 빠르게 뻗는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올해로 이대호는 우리 나이 마흔이 됐다. 하지만 허 감독은 "생각 차이"라며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더욱 그렇다. 나이를 지우고 보더라도 대호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하는 노하우도 있어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대호 역시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다고도 평가받았지만, 올 시즌 15경기 타율 0.317 OPS(출루율+장타율) 0.897, 3홈런 19타점 치며 세월이 흘러도 '거인의 자존심'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활약하고 있다.

이대호는 "감독님께서 믿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보답해야 한다. 시즌 전에 말씀드렸다. '만약 내가 체력이 안 되고 성적도 안 좋으면 하위 타순에 내려가도 된다'고. 지금 우리 팀은 더 높은 곳을 보는 상황인데, 4번 타순에 나가 도움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작년 시즌 뒤 롯데와 2년 최대 26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매년 우승 옵션 1억 원이 들어가 있다. 우승 시 부산 사회에 환원하는 쪽으로 롯데와 이야기를 마쳤다. 이례적인 계약 형태라서 팀 내 목표를 더욱 뚜렷이 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주장 전준우는 "대호 형의 우승 옵션으로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했었다. 이대호는 "목표는 변함없다. 우승하고 싶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뛸 시간은 실질적으로는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나와 후배들까지 모두 잘해서 우승하면, 후회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가지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는 약속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또 구단 유튜브 콘텐츠 '엽대호'에도 출연해 후배들과 재미난 추억을 쌓으며 동시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살 가까이 차이 나는 신인 급 선수까지도 이대호를 통해서 더 성장하려 노력한다.

이대호는 "타자 후배들한테는 타격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최)준용이, (김)진욱이에게 타자로서 이야기를 해 준다. 상대가 어느 타이밍에 어떤 공을 노릴 것 같다고도 알려 주는데, 후배들이 또 서슴없이 다가 와 준다. 사실 내가 아무리 이야기해 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이야기라면 듣고 말지 않겠나. 나로서는 겪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는데, 후배들이 많이 물어 봐 준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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