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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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코트 위에 뜨겁게 쏟아낸 차가운 분노[엑's 스토리]

기사입력 2021.02.19 08:00 / 기사수정 2021.02.19 03:38



[엑스포츠뉴스 안산, 박지영 기자]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의 경기, 한국전력이 블로킹 3개와 서브득점 4점을 포함해 26득점을 올린 카일 러셀의 맹활약에 힘입어 OK금융그룹에게 세트 스코어 3-1(20-25 25-21 25-15 25-1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5승15패를 기록, 5할 승률을 회복한 한국전력은 승점 3점을 추가한 승점 49점으로 OK금융그룹(17승13패·승점 48)을 밀어내고 4위로 도약했다.



경기에 앞서 박철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우리카드전을 앞둔 이상열 감독의 "인과응보가 있더라. 조금 더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인터뷰를 겨냥한 것.

이상열 감독은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를 구타해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으나 이후 2년 만에 경기운영위원으로 돌아왔고,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사령탑에 올랐다.

이에 대해 장병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장으로 출발할 때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박철우와 따로 이야기한 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고, 박철우 또한 훈련 내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그는 아낌 없이 열정을 쏟아내며 코트 위를 뛰었고,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동료들을 격려하며 팀을 이끌었다. 한국전력 웜업존의 선수들 또한 그런 박철우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 소리로 열띤 응원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14득점(공격 성공률 56.52%)으로 승리에 힘을 보탠 박철우는 경기 후 인터뷰를 자처해 취재진을 만나 "오늘 정말 이기고 싶었다. 꼭 이겨서 인터뷰실에 들어오고 싶었다. 동료들이 잘해줘서 이기게 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 전 기사를 봤다. 기사를 보고 나니까 하루종일 손이 떨렸다. 그분이 감독이 되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참고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기사를 보니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담담하고 강한 어조로 작심발언을 꺼냈다.

박철우는 "사과 안 하셔도 된다. 보고 싶지도 않다"며 "그 일이 있었을 때 나도 고소를 취하했고, 정말 반성하고 좋은 분이 되시길 기대했다.  그런데 그분이 선수들에게 '박철우만 아니었으면 넌 X맞았어'라고 하거나, 주먹으로 못 때리니 모자로 때린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2009년 대표팀 폭행 사건 당시에도 '몇 대 X맞았다고 나가냐' 말했고, 그 말을 듣고 인터뷰를 결심했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누군가 그러더라. '맞을 짓 했으니까 맞았지'라고. 그럼 맞은 모든 선수들이 맞을 짓을 한 건가.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운동선수는 맞는 게 당연했고, 부모님 앞에서 맞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의 매'도 정도라는 게 있지 않나. 고등학교 때부터 유명하신 분이었다. 0-2로 지고 있는 상황이면 3세트 때 선수들이 얼굴이 붉어진 채로 코트에 나왔다. 몇몇은 기절하기도 했고, 고막이 나갈 정도였다. 그들이 내 친구들이고 동기들이다. 그런데 한 번의 실수, 한 번의 감정에 의해 저질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라고 이상열 감독의 폭력성에 대해 폭로했다.

박철우는 "한국 스포츠가 싫다. 지금처럼 프로배구 관련해서 안 좋은 글만 올라오는 이런 상황이 너무 싫다. 하지만 이번에 뿌리가 뽑혀야 한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나에게 안 좋은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 이후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정면돌파가 맞는 것 같았다. 첫째 아이가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다. 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왔다. 숨지 않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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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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