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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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놓친 허정무호, 대가를 치렀다

기사입력 2010.06.17 23:22 / 기사수정 2010.06.18 08:5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흐름을 가지지 못한 것이 대패로 다가왔다.



그리스에 완승을 거두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꿈을 키우던 허정무호가 17일(이하 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2차전에서 1-4 대패를 당했다. 예상치 못한 대량실점을 당한 허정무호는 골득실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돼 경우의 수를 생각치 않고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나이지리아전을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이날 허정무호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그야말로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친 대한민국이 그에 걸맞는 대가를 받은 경기였다.

세계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필두로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으로 구성된 아르헨티나를 맞아 허정무호 경기 초반 중원을 두텁게 서며 역습을 노리는 4-2-3-1을 들고 나왔다. 전통적으로 전반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대한민국으로썬 스스로 흐름을 내주는 꼴이 됐다. 전반 초반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던 허정무호는 점유율을 76%까지 아르헨티나에 내주는 등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다.

'선 수비 후 역습'의 큰 토대를 바탕으로 결정적인 흐름을 내주지 않던 허정무호가 완벽하게 아르헨티나에 흐름을 내준 시점은 전반 17분이었다. 메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이 박주영(AS 모나코)의 오른쪽 정강이에 맞고 들어가며 자책골을 내준 것이 시발점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내준 자책골은 흐름을 완전히 아르헨티나에 내주게 만들었고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마리아(벤피카)와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적극 활용하며 허정무호의 좌우를 흔들었다.

측면이 흔들리자 중원 역시 헐거워진 대한민국은 전반 33분 중앙의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를 놓치며 두 번째 골을 내줬다. 로드리게스가 문전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니콜라스 부르디소(AS 로마)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뒤에 머물던 이과인을 놓치며 추가골을 내주게 됐다. 그야말로 두 골 모두 충분히 막을 수 있는,당황하다 내준 실점이었다.

다행히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한 골을 만회하며 흐름을 가져와 후반 아르헨티나를 몰아세웠던 대한민국은 여기서 또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후반 11분, 점차 발이 멈추는 아르헨티나를 맞아 이청용부터 시작된 역습은 염기훈(수원 블루윙즈)에게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염기훈은 그 기회를 놓치며 역전까지 가능해 보였던 대한민국의 흐름을 스스로 놓치고 말았다.

'위기뒤에 찬스'라는 말이 있듯이 결정적인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이과인의 오프사이드 성 득점까지 인정되는 등 쉽게 흐름을 가져가며 대승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잘 풀리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안 좋은 상황이 계속 얽힌 대한민국의 경기는 4-1로 끝이 났고 허정무호는 나이지리아에 반드시 이겨야하는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맞아 잡아야 될 기회를 스스로 놓치며 대패를 당한 허정무호는 축구에서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낀 한 판이었다.

[사진=리오넬 메시를 막으려는 한국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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