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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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 A 톡] 전반기 마감, 세리에 A 빅3의 현황은?

기사입력 2010.01.11 10:35 / 기사수정 2010.01.11 10:3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숙명의 라이벌 유벤투스와 AC 밀란의 경기를 끝으로 2009-201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의 19라운드가 끝났다. 세리에 A가 38라운드임을 고려할 때, 양 팀의 경기는 리그의 절반을 소화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 각 팀의 전반기 성과는 어떠할까? 내로라하는 강 팀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리그 1위: 인테르 밀란 (14승 3무 2패, 승점 45점)

오랫동안 세리에 A를 본 사람이라면, 최근 인테르가 리그에서 독주하는 모습을 보면 어색할 것이다. 그러나 인테르는 현재까지 14승 3무 2패로 승점 45점을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밀란와의 격차를 8점 차로 유지하며 리그 5연패를 위한 청신호를 켠 상황이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역대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이 유벤투스와 토리노가 각각 1930년대와 40년대임을 고려할 때 이번 시즌 인테르가 스쿠데토를 차지한다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한다.

과거, 축구황제 호나우두를 영입했어도 우승 한 번 못하던 '만년 3인자' 인테르가 리그 내에서 최강으로 발돋움한 것은 그들의 전력이 강하기보다 라이벌인 유벤투스와 AC 밀란이 각각 칼치오폴리의 후폭풍과 리빌딩 실패라는 오점을 남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테르의 독주는 세리에 A 팬으로서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인테르의 이번 시즌은 여전히 독주이다. 리그 1위 팀이란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고 있으다. 리그 내 최다 득점(41득점)과 최소 실점(17실점, 공동 1위)이란 기록은 이를 대변한다. 무엇보다 인테르의 강점은 꾸준히 이긴다. 질 것 같은 경기는 기적적으로 비기고 비길 것 같은 경기는 기적적으로 이기는 것이다. 경기력에서의 우위를 논하기 전에 우승팀의 비법은 꾸준한 승점 쌓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인테르의 리그 성적은 독보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도 밀란의 반란이 있지 않은 이상,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

리그 2위: AC 밀란 (11승 4무 3패, 승점 37점)

8라운드 AS 로마전을 기점으로 밀란은 환골탈태했다.

리그 초반까지만 해도 우디네세, 인테르에 각각 0-1과 0-4로 덜미를 잡혔으며 리브르노, AS 바리, 아탈란타와는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고전하던 팀이 어느새 리그 2위까지 올랐으며 선두를 맹추격하고 있다. 애초, 밀란의 챔스 존 진입 여부마저 의심하던 몇몇 전문가의 예측을 완벽하게 벗어난 것이다.

밀란이 강해진 이유는 레오나르도 신임 감독의 전술적 안목과 선수단 장악에서 나온 온화함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밀란의 브라질 지역 스카우트였던 레오나르도는 정식적으로 감독의 길을 걷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게다가 밀란을 이끈 감독은 이탈리아 내에서 손꼽는 명장인 카를로 안첼로티 였다.

기존의 안첼로티 감독이 다이아몬드 트리를 통해 두 명의 포워드를 기용하면서 한 명의 트레콰르티스타에게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부여하며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후방에 배치했다면(이 포지션에서 안드레아 피를로는 최초로 공을 배급하는 조율사의 역할을 맡았으며 젠나로 가투소는 전투적이며 뛰어난 활동량을 통해 홀딩으로 나서며 클라렌세 셰도르프는 창의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피를로가 봉쇄될 경우 직접적으로 공격 조율에 나선다. 단순한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트리에서 실질적으로 핵심의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보면 된다.) 레오나르도는 4-3-3을 택했다.

기존의 선수 진을 최대한 활용한 레오나르도의 4-3-3은 호나우지뉴와 알레산드레 파투를 좌우 윙 포워드로 기용하면서 최전방에 연계성과 팀원들과의 호흡이 좋은 마르코 보리엘로를 배치한다. 중앙 미드필더는 피를로와 마시모 암브로시니를 후방에 배치하면서 이들보다 앞 선에 셰도르프를 둔다. 주장인 암브로시니는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선사. 가투소를 밀어내며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수비적인 그의 맹활약은 밀란 상승세의 촉매제가 되었다.

밀란의 리그 성적표는 11승 4무 3패로 승점 37점을 획득. 2위에 올라서며 준수하다. 유벤투스가 예상보다 부진하며 점입가경의 세리에 A의 중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이르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러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리그 3위: 유벤투스 (10승 3무 6패, 승점 33점)

하얀 물감이 가득한 곳에 검정 물감을 집어넣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모든 이의 예상대로 물감은 회색이 될 것이다. 게다가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색이 이와 대조되는 검은색을 만난다면 본래의 이미지를 잃을 것이다.

이탈리아 세리에 A 내에서 절대 강호로 군림하던 한 팀은 잘못된 신임 감독의 선임 때문에 팀의 상징이었던 강력하고 단단한 창 끝과 방패를 잃으며 그저 그런 팀으로 변하였다. 이 팀이 바로 치로 페라라를 만난 유벤투스이다. 유벤투스의 전설적인 수비수였던 페라라는 지난 시즌 성공 가도를 달린 FC 바르셀로나에서 6관왕을 달성한 과르디올라의 영광을 이탈리아 내에서 재현해주길 원했던 유벤투스의 염원이 담긴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보여준 성과는 실패에 가깝다.

이번 시즌 펠리페 멜로와 디에고 히바스를 영입하며 인테르의 5연패를 저지할 유일한 대항마로 불린 유벤투스였지만, 최근 성적은 기대 이하이다. 리그 초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며 그들의 바람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듯 보였지만, 챔스에서 고전하며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한 점과 SS 나폴리에게 3위까지 뺏길 위험에 처한 점은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라는 성적은 유벤투스에 어울리지 않는다. 3번의 패배 중 칼리아리와 AS 바리가 속한 것은 세리에 A가 전반적으로 평준화되었다기보다는 유벤투스 자체가 부진함을 뜻한다.

결국, 전술적 안목과 라커룸 장악에서 한계를 보여준 페라라의 유임 여부가 유벤투스의 기사회생에 분수령이 될 것이다.

[관련기사] ▶ 첼시 VS 밀란, 제코 영입의 승자는?

[사진=유벤투스를 3-0으로 제압한 AC 밀란 ⓒ 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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