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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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기리그 우승 '부산축구의 부활을 알린다.'

기사입력 2005.07.11 09:40 / 기사수정 2005.07.11 09:40

안희조 기자

'부산 축구의 부활은 시작되었다.'

  부산아이파크가 포터필드 성공시대를 화려하게 꽃 피우며 2005 케이리그 전기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부산은 10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시티즌과의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1무승부를 기록, 성남을 3:2로 물리친 인천에 승점 1점을 앞서며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부산의 이날 우승은 지난 98년 대우 로얄즈 시절 필립모리스 우승 이후 7년만에 맛보는 프로리그 우승이었으며 축구명가의 본격적인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고 2위 인천에 승점 3점을 앞서고 있던 부산은 이 날 대전에 무승부만 거두어도 자력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전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전반 중반에는 2위 인천의 골소식이 들려오며 부산을 바짝 추격해 왔다. 

 아시아드의 전반전, 부산과 대전 양 팀은 모두 결정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 내지 못한 채 무리한 전진 패스만을 주고 받으며 시간을 소모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한 부산은 실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무리한 공격을 자제한 채 수비에 힘을 기울였다. 루시아노 - 뽀뽀의 개인기로 두어 차례 좋은 프리킥 찬스를 얻긴 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고 필드플레이를 통해서는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하였다. 

 대전 역시 부산의 두터운 수비벽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부산보다는 비교적 공격 점유율을 높게 가져 갔으나 최전방에서 해결을 짓는 장면까지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전반 12분 알리송이 부산 수비의 패스미스를 가로채 만들어낸 완벽한 찬스를 레안드롱이 살리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짐과 함께 시작된 후반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경기 분위기는 전반 16분 부산이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로 180도 뒤집어졌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이정효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치고 들어가던 임관식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임관식은 대전의 이경수로부터 파울을 당하며 우승을 향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박성배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 시키자 관중석은 우승에 대한 확신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실점 후 대전은 공오균을 투입하며 총 반격에 나섰고 경기의 분위기는 대전으로 넘어왔다. 아쉬운 몇 차례의 찬스를 김용대의 선방에 막혀버린 대전은 후반 38분, 강정훈의 문전 쓰루패스를 이어받은 김종현이 결국 부산의 골네트를 가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남은 시간은 7분, 대전의 분발과 인천의 경기결과에 따라 우승컵의 주인공은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부산이 동점골을 허용할 즈음, 인천 역시 성남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부산의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결국 부산은 남은 시간을 실점없이 무사히 마쳤고, 자력으로 전기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인천은 후반 로스타임에 터진 극적인 결승골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로써 부산은 전기리그 12경기 동안 7승 4무 1패를 기록하며 승점 25점으로 우승컵을 차지했고 플레이오프 자동 진출권을 손에 쥐었다. 또한 후기리그 동안 진행될 AFC챔피언스리그도 한결 여유있게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로 이번 시즌 부산의 우승은 하나의 '이변' 이었다. 지난 98년 필립모리스 컵대회 우승 이후 부산은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김주성, 마니치, 뚜레, 안정환으로 대표되던 스타플레이어들은 하나 둘 팀을 떠나기 시작했고 90년대 황금기를 맞이했던 대우로얄즈가 현대산업개발에 팀을 매각하면서 부산은 일대 혼란기를 맞이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고 정통성을 잃어버린 부산은 관중들의 외면을 받았고 포터필드감독 부임 이후 성적까지 신통치 않자 크나큰 아시아드 경기장은 텅텅 비기 일쑤였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이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올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전문가들의 부산에 대한 평판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컵 대회에서 연이은 부진을 거듭하자 그 예상은 틀리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포터필드 감독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비교적 얇은 선수층으로 AFC챔피언스리그 예선전과 컵대회를 동시에 치러내야 하는 일정에서 포터필드 감독은 AFC챔피언스리그에 전력을 기울였고 6전전승으로 조별예선 통과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정규리그가 시작되자 부산은 '컵대회의 그저그런 부산'이 아닌 ' AFC챔피언스리그의 무서운 부산'의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터운 수비를 우선시하는 4-4-2 전술의 부산은 뽀뽀-루시아노 용병의 빠른 역습과 서울에서 임대한 박성배의 뛰어난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강호라 지목되던 팀들을 하나, 둘 무너뜨렸고 11번째 경기인 서울 전 까지 10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K리그에 그야말로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지난 서울 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무패 우승의 기록은 아쉽게 무산되었지만 이번 부산의 우승은 축구가 단순한 스타플레이어 몇몇에 의존하는 스포츠가 아닌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란 것을 멋지게 증명해 보인 것이었다. 

 부산의 우승으로 전기리그의 막을 내린 2005K리그는 약 한 달 반간의 휴식기를 맞이한 뒤 8월 24일 수요일 후기리그 개막전을 치르게 된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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