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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고교야구] 북일고 김용주, '내일은 영웅!'

기사입력 2009.05.27 01:54 / 기사수정 2009.05.27 01:54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청룡기 우승팀과 최우수선수(MVP) 발표가 났지만, 대회 내내 가장 눈부셨던 것은 북일고 좌완 에이스 김용주(18)였다. 대통령배 대회에서 상원고 박화랑(18)이 팀 우승을 위하여 연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처럼, 김용주 역시 대회 내내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여러 스카우터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그의 투구는 2007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역투했던 서울고 이형종(LG 트윈스)을 보는 것 같아 더욱 인상깊었다.

사실 북일고가 우승했다면 MVP를 그에게 주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는 청룡기에서 4경기에 출장하며 21과 1/3이닝을 던져 2승, 평균자책 1.69, 탈삼진 18개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8강전 완투승 이후 4강전에서도 연투를 계속했고, 결승전을 마무리한 것도 그의 몫이었다. 즉, 3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등판했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덕수고와의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이후 “괜찮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홍안 소년’ 김용주는 그 누구보다도 강한 선수였다.

“(위기 상황에서) 막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경기 직후 조심스럽게 그에게 접근하자 눈물을 닦아낸 김용주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5회 말 무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하주석과 정병관을 막지 못하며 2점을 더 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점수가 신일고에게 ‘굳히기’를 선언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에이스였기 때문이다. 올라가면 숙명적으로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 청룡기 결승 직후 만난 '앳된 모습'의 김용주. 그러나 그는 마운드에만 오르면 투지가 넘치는 선수로 탈바꿈한다.

김용주가 지친 기색 없이 마운드를 버티고 있었던 것도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체인지업에 ‘강타선’으로 무장한 덕수고 타자들도 힘을 쓰지 못했고, 신일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힘을 빼고’ 던졌던 것이 오히려 먹혔던 셈이다. 그래서 ‘팔 괜찮으냐?’라는 질문에 애써 웃음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습니다.”라고 대답한 그였다.

그에게 프로무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놀랍게도 그는 “아직 멀었다.”라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저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프로든 대학이든 불러주는 곳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김용주다운’ 모습이었다.

금테안경 너머로 티없는 눈빛을 가진 홍안 소년 김용주. 비록 팀 우승과 MVP는 놓쳤지만, 이번 청룡기 최대 상품이 김용주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 그는 황금사자기 전국대회와 청룡기 대회를 합쳐 5승, 평균자책 1.09, 탈삼진 60개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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