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카데미 시상식③] '오랜만이야' 채태인이 넥센에 선사한 만루포의 추억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겠지만, 최근 KBO리그는 정말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채워질 때까지 승패를 알 수 없다. 큰 점수 차에 종종 볼 수 있던 '퇴근모드'는 이제 옛말이 됐고, 선수들은 역전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더욱 끈질기게 승부에 임하고 있다.

6월 28일 사직 경기 초반은 완연한 넥센의 흐름이었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 1회 김하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뒤이어 초이스의 적시 2루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로 총 3점을 만들었다. 2회에도 넥센의 방망이쇼는 이어졌다. 박병호의 밀어내기 볼넷, 초이스의 희생플라이로 달아났다. 5점 차 리드는 적은 점수 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뜻밖의 그라운드 산책, 어쩌면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넥센은 5회 아리송한 장면을 연출했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주효상이 2루수 땅볼을 때렸는데, 1루까지 천천히 달리며 병살타가 됐다. 결국 김혜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냈지만, 넥센으로서는 더 크게 달아날 수 있는 부분을 놓친 셈이었다.

이런 넥센의 분위기를 감지했을까. 롯데가 5회말부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선두타자 번즈의 안타에 이어 신본기의 펜스 직격 2루타가 나오며 만회에 성공했다. 6회 나경민의 안타, 손아섭의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고 채태인의 희생플라이, 민병헌의 적시타로 박차를 가했다. 만루 위기 상황, 넥센은 1루수의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내줬다. 6점 리드는 사라지고 4-6으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방심하지 마' 채태인이 친정 넥센에게 만루포로 전한 메시지

롯데의 기회는 이어졌다. 7회 전준우, 대타 정훈의 연속 안타에 이어 손아섭의 볼넷으로 롯데가 만루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는 채태인. 지난해까지 넥센 유니폼을 입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 트레이드로 롯데로 이적한 그였다. '유쾌한 베테랑'은 친정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구까지 가는 승부로 오주원을 괴롭힌 채태인은 결국 그의 직구를 받아쳐 사직 중앙 펜스를 넘겼다. 짜릿한 2점 차 역전을 만드는 그랜드슬램이었다.

채태인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회 1사 상황에서 김규민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며 마무리 손승락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점 차 역전극을 완성한 채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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