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공작'이 황정민과 이성민, 조진웅과 주지훈 등 탄탄한 존재감의 배우들과 함께 묵직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지난 5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먼저 선보였던 '공작'은 당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로부터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은 "예전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가, 도중에 흑금성이라는 스파이 존재를 알게 됐다. 그 사실에 저도 너무 놀랐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첩보 활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호기심으로 시작했었다"고 떠올렸다.
'공작'에서 황정민은 육군 정보사 소령으로 복무 중, 안기부의 스카우트로 북핵 실상 파악을 위해 북의 고위층으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 박석영 역을 연기했다.
이성민은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엘리트로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처장으로서 북한의 외화벌이를 총책임지고 있는 리명운을, 조진웅은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남한의 안기부에 해당되는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 정무택 역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황정민은 박석영과 흑금성이라는 두 인물을 표현하게 위해 애썼던 사연을 전하며 "우선 박석영으로서의 삶과 흑금성이라는, 대북 사업가로서의 삶과 스파이로서의 삶이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끔 노력을 했다"고 얘기했다.
또 "그런 부분을 아주 미세하게, 어쨌든 상대방을 속여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그 점을 좀 더 디테일하게 많이 잡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성민 역시 캐릭터를 고민했던 사연을 전하면서 "대개는 그런 직업군이나 특정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사람을 만나보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북으로 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지 않나. 자료가 부족했다. 자문해주시는 분들 통해서 그분들의 말투라든가 그분들의 생각, 사상, 정서, 이런 것들을 많이 들었다"며 "인민복 옷이 편안했다. 제 캐릭터가 양복을 입을 때도 있는데, 인민복이 편하더라"며 웃었다.
조진웅도 윤종빈 감독과 세 번째로 함께 작업한 소감을 전하면서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항상 무슨 역이냐고 물어보는데, 안기부 요원이라고 하더라. 뭔가 선입견이 들지 않나. 시나리오를 봤더니 이것은 시나리오 이야기가 아니라 안기부 기획실장으로서 보고서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브리핑이 잘 돼있어서 소름 끼쳤었다"고 말을 이었다.
'공작'을 통해 첫 군인 역할에 도전한 주지훈은 "말투가 어려웠다. 구레나룻을 일자로 잘랐는데, 6개월동안 일상생활이 불가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6개월에 걸쳐 촬영을 했는데, 기온이 34도 이럴 때에 불을 피워놓고 찍으니까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급변해 온 현 남북 정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윤종빈 감독은 "'공작'은 지난 20년 간 남북 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냉전이 한창일 무렵부터, 고인이 되신 김대중 대통령 정권 때의 남북정상회담을 해서 다시 물꼬가 트이고 그랬던 시기까지, 이 영화를 보면서 현재의 한반도와 앞으로의 우리 남북과의 관계같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첩보극 형식으로 다뤘지만, 결국 본질은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 공존과 화해를 말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며 영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당부했다.
'공작'은 8월 8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