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즈를 붙잡아야 할 맨유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리그 3연패를 향해 박차를 가했다. 맨유 승리의 주역은 중원을 장악한 대런 플레쳐를 꼽을 수 있겠으나 최근 이적설이 나도는 카를로스 테베즈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팀 내 입지에 불만을 나타내며 이적 가능성을 시사한 테베즈는 이날 2-0으로 달아나는 멋진 추가 골을 성공했을 뿐 아니라 골대만 두 번 강타하며 공격진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특유의 활동력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며 수비에도 큰 영향력을 보여주며 자신을 중용하지 않은 퍼거슨에 무언의 시위를 펼쳤다.

남미 올해의 선수를 3년 연속 수상하며 남미를 평정한 테베즈는 웨스트햄을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 무대에서의 적응을 마쳤고 2007년 맨유로 이적해왔다.

테베즈는 이적한 이후 웨인 루니와 '짐승 투톱'으로 불리며 지난 시즌에 총 48경기에 출전하여 19골을 터트리며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2연패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큰 공헌을 하며 맨유의 주축선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종료 직전에 동점골 내지는 역전골을 터트리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테베즈의 활약을 더욱 돋보였고 팀에 대한 충성심마저 뛰어나 맨유의 보배와도 같았다. 

그러나 맨유는 올 시즌 토트넘으로부터 베르바토프를 영입했고 테베즈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선발출전보다는 교체로 투입되는 경우가 잦았고 챔피언스리그나 강팀과의 경기에서보다 비교적 약체팀과의 경기인 컵 대회에 출전하기 일쑤였다. 적은 출장경기에도 불구하고 테베즈는 출전하는 경기 때마다 큰 활약을 펼쳤지만 퍼거슨 감독은 큰 경기 때면 테베즈를 철지히 외면했고 결국 테베즈는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테베즈는 최근 인터뷰에서 "맨유에서는 벤치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출전할 때마다 나는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잔류보다는 이적의 가능성이 크다. 나를 지지해준 맨유 팬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하며 이적이 눈앞에 왔음을 알렸다.

테베즈의 이적 발언 이후, 퍼거슨 감독은 테베즈의 출전시간을 늘리며 '테베즈 달래기'에 나섰지만 맨유의 보드진은 테베즈의 높은 이적료를 부담스러워 재계약을 머뭇거리고 있고 그것에 실망한 테베즈의 마음은 이미 맨유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일 년밖에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려는 것도 당연지사다. 

테베즈는 지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0-2로 뒤지고 있을 때 후반에 교체출전 해서 돋보이는 활약으로 팀의 대역전승에 디딤돌이 되었다. 비록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테베즈의 활동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도 테베즈는 선발 출전해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며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하는 활약을 보여주었고 서두에 언급했듯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영국 현지에서도 테베즈의 이러한 활약에 맨유이 대답을 궁금해하고 있다. 테베즈가 골을 성공시킨 이후 카메라는 퍼거슨 감독과 데이비드 길 사장을 차례로 비춰주면서 테베즈의 이적에 대한 의문을 표시했다. 

이러한 활약에 퍼거슨 감독과 맨유의 보드진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3,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지불하는 것은 분명히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공격은 물론 팀에 대한 충성심까지 뛰어난 테베즈는 분명히 그만한 값어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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