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8 02:37 / 기사수정 2009.05.08 02:37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프로농구 팀별 결산⑤ - 창원 LG 세이커스(29승 25패 - 정규시즌 5위, 플레이오프 6강)
▲시즌 전 전망
프로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신임 강을준 감독 부임에 높이를 고려한 외국인선수 선발, 창원 LG의 시즌 준비는 야심 찼다. 강을준 감독 부임과 함께 네임 밸류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이던 고참급 선수에 대한 경고령도 떨어지면서 팀에 새 바람이 불었다. LG는 무난한 6강 후보로 여겨졌다.
브랜든 크럼프와 아이반 존슨의 조합은 높이와 안정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였다. 기존의 이현민과 박지현에 전형수까지 가세하면서 '가드 왕국'의 면모를 갖추기도 했고, 신인 기승호와 이지운을 받아들인 포워드진 역시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수준이었다. 국내 최고 수준까진 아니라도 적어도 중간 이상은 간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외국인선수의 기복, 요동치는 성적
야심 찬 각오에 비해 LG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초반부터 그리 뒤처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눈에 띄게 치고 나간 것도 아니었다. 2라운드 약진으로 어느 정도 부진을 만회하나 싶었지만, 이후 다시 부진에 빠져들며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대했던 국내선수들도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이현민, 박지현 등 주축 선수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역할은 해냈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무언가가 없었다. 고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할 조상현과 현주엽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코트에 나설 수 없었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LG의 발목을 많이 잡은 것은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이었다. 크럼프와 존슨이 유독 저조한 기록을 보이면서 10개 구단 중 최하위의 자유투 성공률을 남겼다. 더구나 두 선수의 기복이 심한 가운데 의존도가 높다 보니 팀 성적도 함께 요동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극적인 PO 막차, 그리고 아쉬움
이후로도 LG의 행보는 비슷했다. 한 라운드를 건너 부진과 약진이 계속 반복됐다. 공동 3위까지 올라서면서 안정세에 접어드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7위까지 급추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상 선수가 복귀한 것도 별다른 반전의 계기가 되지는 못했다.
시즌 막판 연패하며 7위로 내려앉는 바람에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 LG는 그나마 득실에서 앞서있던 것이 다행스러웠다. 시즌 마지막 날 부산 KTF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며 승리,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막차에 올라탔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서울 삼성이었다. 눈에 띄는 강점을 가지지 못했던 LG는 삼성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연장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3차전을 간신히 잡아냈지만, 결국 4차전 패배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Comment: 롤러코스터
시즌 내내 LG의 행보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조금이라도 상승세가 오나 싶으면 여지없이 부진이 이어졌고, 부진이 길어질 듯하면 다시 상승세가 찾아왔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 연승으로 치고 올라간 다른 팀도 몇 있었지만, LG는 시즌 최다가 4연승에 불과할 정도로 치고 나가는 힘이 약했다.
여담이지만, LG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선수를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팀이기도 했다. 그 정도로 공수에서 안정된 전력을 보유했지만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치른 강을준 감독에게는 다음 시즌 도약의 바탕이 될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다.
▲Best Player - 기승호
전체 9순위로 선발된 기승호는 올 시즌 하위 지명자 돌풍의 주역이었다. 하승진, 김민수 등 상위 지명자로 관심이 대거 쏠린 가운데 기승호가 초반 펼친 활약은 센세이션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 이규섭을 상대로 경험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근성 있는 플레이는 칭찬할 만했다.
시즌 평균 8.75득점은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었지만 올 시즌 신인 가운데 3번째이자, 팀 내 국내선수 중 최다였다. 신예로서 파이팅 넘치는 수비력도 좋았다.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수비 5걸에 선정된 그는 팀 내 유일한 개인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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