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8 18:19 / 기사수정 2009.04.28 18:19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가수 서영은의 7집 엘범에 ‘완소그대’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완전 소중한 그대’라는 뜻의 이 말은 한때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와 더불어서 많이 쓰이기도 했다. 어느 분야에서건 최선을 다 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모두 ‘완소그대’라 할 수 있다.
프로야구단 히어로즈는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 4월 29일 현재까지 8승(12패)을 거두며 자신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장석 대표이사의 기대를 십분 충족시키고 있다. 비록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여 아직까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과 노장들이 한데 어우러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이야말로 프로야구의 ‘완소그대’들이다.
그렇다면 ‘히어로즈 완소그대’의 1번 타자는 누구일까. 히어로즈 팬들 사이에서도 ‘꽃미남’으로 알려진 ‘택근브이’ 이택근(29) 선수에게 그 자리를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히어로즈의 구준표’, 1번 타자 이택근
히어로즈 구단 내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촬영한다면 ‘구준표’ 역할을 맡겨도 좋을 만한 인물로 이택근만한 선수도 없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을 이끄는 것은 물론, 타순 어디에 놓아도 만점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마를 포함하여 프로 초창기 시절까지 외야, 1루, 포수를 두루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졸업 이후 2003년부터 프로무대에 뛰어 든 이택근은 당시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였다. 비록 팀 동료 이동학에 밀려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당시 주로 백업 멤버로 등장하며 타율 0.278, 59안타, 4홈런, 17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것에는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 이택근은 신인 시절, ‘백업 포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았다.
2003년이 프로선수로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고 한다면, 2006 시즌에는 그의 재능이 ‘만개’한 시기였다.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기록한 것을 비롯, 3할 타율도 기록하며 서서히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작년까지 3할 타율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타순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켰던 ‘히어로즈의 히어로(영웅)’였다.
국가대표의 꿈 - 백업 중견수 겸 불펜 포수
그랬던 이택근이 프로선수로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것은 2008 베이징 올림픽때였다. 팀내 에이스 장원삼과 함께 국가대표에 합류한 이택근은 백업 중견수 겸 불펜 포수로서 제 역할을 다 했다. 주전 멤버는 아니었지만, 팀이 어려울 때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던, 마당쇠 중의 마당쇠였다. 특히, 다른 선수들이 잠들었을 때 방을 돌아다니며 에어컨을 꺼주었다는 미담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천후’로 활약했던 이택근이 다시 한 번 국가의 부름을 받은 것은 올해 초 열렸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때였다. 순위 결정전을 포함하여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국가대표팀에서 백업 외야수 겸 1루수, 불펜 포수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택근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택근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히어로즈 타선은 ‘이택근’에서부터 시작된다.
WBC 이후 다시 소속팀에 합류한 이택근은 히어로즈의 초반 4연승을 이끄는 동안 타율 0.333(12타수 4안타), 출루율 0.473를 기록하며 ‘최고의 공격 첨병’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9번의 무안타 경기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타율 0.224, 출루율 0.316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히어로즈도 홈에서 4승 12패를 기록하며 같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히어로즈 타선에서 이택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반증이다.
톱타자가 살아나가야 공격이 순조롭게 풀린다. 그리고 히어로즈에서 그러한 첨병 역할은 다름 아닌 이택근이 해 주어야 한다. ‘히어로즈 완소그대’ 이택근. 언젠가 다시 그의 타격감이 살아나 신바람 나는 히어로즈 타선이 불붙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 = 이택근,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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