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1 06:41 / 기사수정 2009.04.01 06:41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서울 삼성의 '끝내기'냐, 창원 LG의 '뒤집기'냐.
양쪽 모두 물러설 곳이 없다.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잠실에서 열린 1,2차전을 82-90, 63-74로 무기력하게 내준 LG가 창원으로 자리를 옮겨 벌어진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1로 승리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두 팀은 양보 없는 한판 승부를 펄친다.
LG는 간신히 1승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벼랑끝이다. 4차전을 잡지 못하면 바로 시즌을 접어야 한다. 홈에서 1승을 더 올리고 잠실로 이동해 또 1승을 얹어야 먼저 4강에 오른 울산 모비스를 만날 수 있는 쉽지 않은 행로다. 지금까지 2패 뒤 3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벼랑 끝 뒤집기는 그만큼 힘들다.
삼성도 4차전 승리가 꼭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3차전에서 승부를 끝냈다면 삼성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6일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3차전 승리를 거의 손 안에 넣었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4차전을 잡아야 아쉬운대로 4일의 휴식을 즐긴 후 모비스와 상대할 수 있다. 4차전에서 또 패해 2승 2패가 된다면 그때는 휴식일이 문제가 아니라 4강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1~3차전을 통해 이번 시리즈의 승부처는 거의 모두 공개된 상태다. LG는 자유투 약점이 플레이오프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브랜든 크럼프의 부실한 자유투는 강을준 LG 감독의 선수 기용폭을 제한하고 있다. 3차전에서 삼성은 박성훈, 박훈근, 차재영 등의 개인 파울을 '소모'하며 크럼프의 약점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정상적인 수비로는 205cm의 크럼프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3쿼터 시작 후 2분여동안 고의성 짙은 파울을 연달아 범하며 팀파울을 자처하는 웃지못할 장면도 연출됐다. 강 감독은 삼성이 팀파울 상태가 되자 크럼프 대신 아이반 존슨을 기용해야 했다. 매치업상의 우위를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건 크럼프의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 때문이었다. 4차전에서도 크럼프에 대한 파울 작전은 삼성의 중요한 수비 옵션이 될 전망이다. 크럼프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22개의 자유투 시도 중 8개만 성공(36.4%)시켰다.
삼성은 이규섭이 키플레이어다. 1,2차전에서 각각 23점, 20점을 넣은 이규섭은 3차전에서 11점으로 주춤했다. 삼성은 그의 득점이 폭발하느냐에 따라 이기고 졌다. 이상민 등이 골밑에서 수비를 흔들어 놓은 후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가 이규섭에게 노마크 3점슛 기회를 만들어준다. 테런스 레더에게 내주는 점수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외곽슛만은 막아야 하는게 LG의 수비 원칙이다. 강을준 감독이 내민 기승호 카드가 4차전에서 먹혀들지 주목된다.
한편, 양팀 선수들은 3차전 경기 종료 후 서로 상대방이 과격한 플레이를 했다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4차전까지 감정 싸움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다소 거친 경기가 예상되는 4차전에서 순간적인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시리즈 전체 구도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참을 인'자를 가슴에 새기고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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