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27 00:55 / 기사수정 2009.03.27 00:55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재계 라이벌로도 잘 알려진 삼성과 LG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마주쳤다.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일정이 오는 27일 오후 7시에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경기로 첫 스타트를 끊는다. 올 시즌부터는 기존 3전 2선승제로 진행됐던 6강 플레이오프가 5전 3선승제로 늘어나면서 더욱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맞대결을 펼칠 삼성과 LG의 정규시즌 순위는 4위와 5위.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LG가 4승 2패로 우위에 있었지만, 단기전에서는 정규시즌과는 다른 변수가 존재하기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역대 양 팀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두 차례 있었다. 바로 지난 2007-2008시즌 6강 플레이오프와 2000-200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의 격돌이었다. 결과는 두 번 모두 삼성의 승리. 지난 시즌에는 시리즈 전적 2전 전승으로, 2000-2001시즌에는 4승 1패로 삼성이 LG를 비교적 손쉽게 제압했던바 있다.
▶막상막하, 불꽃 튀는 외국인선수 맞대결
삼성과 LG는 모두 비교적 외국인선수의 공격 비중이 큰 팀이다. 단지 LG의 브랜든 크럼프와 아이반 존슨이 비슷한 비중을 가진 데 반해 삼성은 테렌스 레더 한 사람에게 몰려있는 것이 차이일 뿐이다.
유독 LG를 상대했을 때 레더의 활약은 눈부셨다. LG와의 6경기에서 레더의 평균 기록은 30.8득점에 11.3리바운드. 삼성이 올 시즌 LG를 상대로 올린 경기당 득점이 74.2점이었음을 감안할 때 득점 비중만 40%가 넘는 셈이다. 삼성이 승리했던 1라운드와 6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레더는 38득점, 36득점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LG로서는 레더에게 줄 득점은 주되, 다른 선수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작전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레더가 30점이 넘는 고득점을 올리고도 팀은 패하는 경우가 올 시즌 삼성에는 종종 있었다. 레더에 대한 수비만 온 힘을 쏟다가 다른 선수에게 쉬운 찬스를 허용해서 기를 살려준다면 오히려 더욱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삼성도 LG의 두 외국인선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32.2득점을 합작한 크럼프와 존슨은 정규시즌 전체보다는 못한 득점력을 보였음에도 LG에서는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이다. 특히 마른 체격의 애런 헤인즈가 거구의 존슨을 수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
변수가 있다면 이들 두 선수가 종종 노출하곤 하는 기복과 자유투의 문제다. 평소에도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로 유명한 두 선수는 삼성과의 6경기에서는 각각 33.3%, 59.3%로 더욱 저조했다. LG 강을준 감독은 이에 대해 “짧은 기간에 보완하기는 어려우므로 사기를 살려주는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기복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LG는 장점도 많지만 결정적인 단점도 있다. 이러한 것을 잘 분석해서 공략할 것”이라는 대책을 밝혔다. 그 역시 LG의 자유투 약점을 잘 알기에 막판 접전 상황으로 접어든다면 파울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상대 자유투 약점을 노리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단기전은 경험! 베테랑선수의 역할은?
지난 2002-2003시즌 이후 7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삼성은 그야말로 ‘경험의 팀’이다. 몇 년째 주축으로 뛰고 있는 이상민, 이정석, 강혁, 이규섭 등이 모두 한차례 이상의 우승과 함께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위기관리와 임기응변에서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LG 역시 조상현과 현주엽 등 경험 많은 베테랑선수가 버티고 있지만,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이 아쉽다. 최근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현민이나 기승호 등은 아직 큰 경기 경험이 일천한 젊은 선수들이다.
강을준 감독 역시 이 점을 의식한 듯 “조상현이나 현주엽이 정규시즌 후반기에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고참 역할을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현주엽 같은 경우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10점 정도만 득점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고참들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은 전체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음에도 턴오버가 많은 것이 고민이다. 경험은 바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직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삼성 선수들은 턴오버를 남발하며 오히려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도 종종 보였기에 좀 더 집중력을 갖고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재미있는 점은 삼성의 경우 핵심 벤치멤버라고 할 수 있는 김동욱과 차재영이 플레이오프 출장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 LG와는 반대되는 부분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2, 3쿼터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이 두 선수가 얼마나 배짱 있는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프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삼성 안준호 감독과 프로 무대 첫 발을 디딘 LG 강을준 감독의 대결 구도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안준호 감독을 상대로 초보 강을준 감독이 얼마나 효과적인 노림수를 구사할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봐야 할 것이다.
▶엑스 팩터(X-Factor), 이들을 주목하라
LG의 국내선수 중 삼성을 상대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바로 신인 기승호였다. 기승호는 올 시즌 삼성과의 6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14.2득점, 2점슛 성공률 69.4%로 절정의 감각을 발휘했다. 삼성을 상대로만 놓고 보면 외국인선수 크럼프보다도 더 나은 수준이었다.
삼성에는 이규섭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규섭은 지난 19일 LG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점슛 4개 포함 20득점을 쏘아 올리며 연장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LG만 만나면 유독 저조했던 삼성의 3점슛 성공률을 감안하면 슈터로서 그가 해줘야 할 몫은 더욱 크다.
이들 두 선수는 매치업상으로도 맞붙을 공산이 크다. 경험과 신체 조건에서 앞서는 이규섭이지만, 신인으로서 비교적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승호이기에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특히 삼성과 LG 모두 맞붙었을 때 저조한 외곽 지원으로 인해 많은 애를 먹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삼성을 대표하는 슈터인 이규섭은 말할 것도 없고, 기승호 역시 외곽슛 한 방이 있는 선수이기에 조상현의 뒤를 받치는 외곽 옵션으로서의 역할 또한 요구된다.
▶ 2008-2009 6강 플레이오프'점프볼'
☞ '죽마고우' 유재학-전창진 감독의 입담 대결
[사진=삼성 레더와 LG 크럼프ⓒ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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