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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재팬? 이것이 과연 사무라이 정신인가

기사입력 2009.03.24 18:10 / 기사수정 2009.03.24 18:10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24일 낮 10시 30분부터 미국 LA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WBC 결승전에서 10회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3-5로 석패했다.

한국과 일본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이루며 결승전다운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결국 실투하나에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2006년 초대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마저 우승한 일본은 한동안 세계 야구계에서 최강자 행세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본 일본야구의 모습은 '최강자'라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특히 대회 전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으로 거룩하게 출범했지만, 경기를 통해 보여준 일본의 모습은 그들이 내세우는 사무라이 정신에 의문을 갖게 했다.

이용규의 머리를 향한 빈볼

한국 시각으로 지난 21일 벌어진 WBC 본선라운드 2조 순위 결정전에서는 다시 봐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일본의 선발투수로 나선 우츠미가 던진 공이 이용규의 뒤통수를 강타한 것이다. 우츠미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용규는 고통을 참지 못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장면이었다.

이용규는 이날 경기후 인터뷰를 통해 '투구 전 우츠미와 눈이 마주쳤다'고 밝혀 고의성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전 경기에서 초반 이용규에게 농락당하며 패배한 일본의 입장에서는 이용규가 눈엣가시였을 것이고 이런 정황상 '단지 실수였다'고 받아들이기엔 미심쩍다.

비신사적인 수비방해

WBC 결승전 7회초 일본 공격. 일본으로서는 1사 1,3루의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나 조지마가 2구에 친 공은 3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5-4-3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더블플레이였다.

경기 내내 도망갈 수 있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일본에는 또 한 번 찬스를 놓치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너무나 아쉬워서 였을까. 1루 주자 나카지마는 한국의 2루수 고영민의 송구 동작 때 다리를 붙잡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수비방해'를 선고받았다.

도망가는 야구

초대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일본야구. 그러나 챔피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소극적이고 '작은' 야구였다. 투수들은 연방 도망가는 피칭으로 일관했고, 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희생번트에 열을 올렸다.

제구력 좋기로 유명한 일본 투수진은 1.71의 팀 방어율로 '역시나!' 했지만, 볼넷 또한 31개로 3위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역시나!' 하게 했다. 1,2위가 네덜란드와 베네수엘라의 방어율이 각각 3.46과 4.13이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훨씬 좋은 투수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타자들은 9경기를 통해 단 4개의 홈런을 쳐내는 데 그쳐 각각 10개 이상씩 기록한 4강 국가들과는 대비되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특히  4개 국가 중 타율은 2위였지만, 장타율은 꼴찌였다. 이에 비해 거의 매 경기 희생번트를 기록하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일본의 '희생의 미(?)'를 전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지고 돌아오면 할복하라'는 사무라이 정신에 두려움을 느꼈던 것일까. 극도로 신중하고 소극적인 야구를 보여주는 일본에 '세계챔프'라는 타이틀이 무거워 보이는 까닭은 왜일까.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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