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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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때문에 우는 선수들

기사입력 2005.06.05 01:25 / 기사수정 2005.06.05 01:25

김성진 기자
원종덕 선수 미니홈피, 박동혁 선수 것으로 오인 받아 사이버 테러 당하기도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끝난 직후 한 축구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방문자가 폭주하며 방명록에는 험담, 욕설 등을 남기는 사이버 테러가 벌어졌다. 그 미니홈피의 주인은 FC 서울의 주전 골키퍼 원종덕이다.


원종덕 미니홈피에 박동혁을 향한 비난 글을 남긴 모습(싸이월드 캡쳐) 

월드컵 최종예선에 참가한 원종덕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 팬들의 마음에 들지 못해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원종덕은 대학시절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잠시 몸담은 것이 전부일만큼 아직까지 눈에 띄는 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일이 생기게 된 것일까? 바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축구 게시판에 글을 남긴 어느 한 네티즌이 발단이 되었다. 최종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박동혁은 스리백 파트너인 유경렬, 김한윤과의 호흡이 안맞는 모습을 경기 내내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후반 18분, 우즈베키스탄의 샤츠키흐를 놓치며 선취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을 때부터 네티즌들은 각종 축구게시판과 커뮤니티에서 박동혁을 비판, 비난하는 내용의 글들을 올렸다. 그리고 박동혁의 미니홈피 주소라고 하면서 전혀 상관없는 원종덕의 미니홈피 주소를 올려놓는 불상사가 벌어진 것이다. 


네이버 축구 게시판에 잘못된 내용을 올린 모습(네이버 캡쳐)

네티즌들의 선수 미니홈피 테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팀 경기가 자신들의 기대에 미흡하거나 실수 등으로 위기를 자초할 경우 네티즌들은 곧바로 해당 선수의 미니홈피 방명록을 도배하면서 그 선수에 대한 비난부터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결국 미니홈피를 꾸미던 선수들은 사이버 테러를 받은 후 비공개를 해놓거나 폐쇄를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미니홈피에 접속하면 바로 원종덕의 이름과 사진이 뜨는 등, 박동혁의 미니홈피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음에도 방명록이 박동혁을 향한 비난조의 도배글로 꽉 차있다. 이러한 일부 네티즌들의 생각없는 행동으로 해당 선수는 물론 원종덕 같은 관계가 없는 선수까지 피해를 받는 등 그 파장은 크다.

물론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다. 비판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반성의 기회를 가지게 해주며 자신의 능력을 더욱 끌어낼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신공격성의 비난을 비롯한 선수 깎아내리기는 선수 본인의 의욕을 상실시키게 하는 주원인이 될 것이며 나아가 한국 축구 발전의 저해가 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그렇기 이러한 무절제한 사이버 테러는 결국 아무 득이 될 것 없다는 것을 네티즌 스스로 깨우쳐야 할 것이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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