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표적 등판이요? 맞아요".
넥센은 5일 선발로 라이언 피어밴드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4일 경기 후 예고된 투수는 의외의 인물인 박세진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표적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이를 전하자 김진욱 감독은 곧바로 "표적 등판 맞다"고 답했다.
박세진은 지난해 9월 5일 한 차례 넥센전에 선발로 나와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6탈삼진을 올리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진욱 감독은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면서 "공이 빨라졌다 이런 게 아니고 심리적으로 성장했다. 스스로 '낮게 던질 수 있다'고 말해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넥센 상대 표적 등판했기 때문에 혹은 심리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 이유야 어찌 됐든 다시 선발 기회를 받은 박세진은 이날 깔끔하게 넥센 타자들을 묶었다. 1회 김하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4번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이스에게 홈런 한 방을 허용했지만 이렇다 할 큰 위기가 없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은 박세진은 4회와 5회 한 타자도 내보내지 않고 삼자범퇴를 만드는 등 깔끔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6회 올라와 한 타자를 잡고 5⅓이닝을 소화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2016년 7월 27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을 소화한 이후 개인 최다 이닝 소화였다.
총 86개의 공을 던졌다. 개인 최다 투구수인 90개에 가까운 수치였다. 전날 홈런 4방을 비롯해 장단 10안타를 기록한 '넥벤져스' 타선에게 허용한 점수는 단 1점. 이날 박세진은 빠른 공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1km/h를 마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4패, 아직 통산 승리가 없는 박세진은 팀이 2-1로 앞선 5회 승리 요건을 갖추고 교체되면서 데뷔 첫 승을 노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어 올라온 고창성이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가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비록 승리를 얻진 못했어도, 김진욱 감독의 기대 만큼 자신의 가치를 높인 경기임은 분명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