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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에 운 맨유, EPL우승 먹구름

기사입력 2009.03.22 02:39 / 기사수정 2009.03.22 02:39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리버풀전 패배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한국 시각으로 22일 0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하면서 리그 3연패에 먹구름이 끼었다.

풀럼은 1964년 이후 처음으로 맨유를 홈에서 꺾음으로써 리그 2연승을 이어나가며 중위권 도약에 힘을 받게 되었다. 지난주 리버풀에 1-4로 패했던 맨유는 리버풀과 첼시에게 승점 4점차로 추격을 허용해 이번 풀럼전에서 무승부 혹은 패배를 당할 경우 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었다.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감독은 승리를 위해 풀럼전에서의 활약이 좋은 박지성을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 홈경기에 강한 풀럼은 베스트 11을 출전시켜 이변을 노렸다. 경기 초반 홈팬들의 성원을 업은 풀럼은 예상외로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2분 만에 뎀프시의 슛이 나왔고 그 슛을 시작으로 풀럼은 맨유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풀럼의 예상치 못한 공세에 당황한 맨유의 수비진은 잔실수를 하면서 흔들렸고 풀럼에 많은 공간을 허용하며 연달아 슛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머피의 법칙

기선제압에 성공한 풀럼은 맨유를 계속해서 압박해 나갔다. 17분경 압박에 당황한 박지성의 패스미스를 풀럼은 코너킥으로 연결했고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코너킥에 이은 자모라의 헤딩슛을 판 데 사르가 가까스로 막아냈으나 공은 멀리 가지 못했고 자모라의 헤딩슛이 재차 이어졌다. 너무 가까운 거리의 슛이라 스콜스는 본능적으로 손을 갖다댔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함과 동시에 스콜스에게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풀럼의 주장인 대니 머피는 리버풀 시절에도 맨유를 상대로 3차례나 결승골을 기록하며 '머피의 법칙'이란 별명이 붙었던 사나이. 킥커로 나서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풀럼이 1-0으로 앞서나가게 됐다.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었으나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풀럼은 2-3분 간격으로 슛을 시도하며 계속해서 맨유를 몰아붙였다.

반면 맨유는 하프라인조차 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설상가상, 주심의 관대한 성향은 맨유의 공격에 더더욱 어려움을 주었다. 풀럼선수들의 거친플레이가 없지는 않았으나 주심의 성향을 읽지 못한 맨유선수들의 잘못이 더욱더 컸다. 아마 축구에 작전타임이 있었다면 퍼거슨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하고 싶을 정도로 최악의 전반전이었다.

후반전 분위기 반전

후반전 들어 부진했던 베르바토프를 빼고 풀럼전에 강한 웨인루니를 교체투입시키며 전술의 변화를 준 퍼거슨감독.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공격적으로 임할 것을 지시했는지 맨유는 공격적으로 나섰고 다소 모험적이었지만 승리가 필요한 맨유로써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고 하던가. 시작하자마자 박지성이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공은 다소 높게 떳으나 분위기를 탄 맨유는 계속해서 동점골을 노렸다.

반면 풀럼은 많은 찬스에도 1골밖에 넣지 못해 분위기를 맨유에 내주었고 다소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비에 치중한 풀럼이기에 맨유는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호날두가 헤딩슛과 중거리슛을 하며 동점골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고 맨유는 수적으로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갔다. 후반 20분경 맨유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좌측에서 돌파한 호날두가 강력한 땅볼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쇄도하던 박지성이 오른발을 갖다댔으나 슈왈쳐 골키퍼가 선방을 했다.

하지만, 공은 멀리 가지 않았고 달려들어 오던 루니가 다시 한 번 슛을 했으나 슈왈쳐의 다리를 맞고 나가며 동점골 찬스를 무산시켰다.

후반 24분경 퍼거슨은 동점을 위해 수비수인 오셔를 공격수인 테베즈를 투입하면서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내세운다. 하지만, 아쉬운 기회를 놓쳐서였을까? 맨유는 더는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결국 종료 3분 전 교체투입된 풀럼의 졸탄 게라에게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골을 허용하며 두 골 차로 벌어지며 완벽히 무너지고 말았다.

루니는 패배를 앞두고 흥분했는지 심판에게 공을 집어던지는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퇴장을 당하며 추가징계를 당할 우려도 있어 막판으로 치닫는 리그에서의 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지성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풀럼전인데다 생일을 맞아 좋은 활약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활발했던 몸놀림에 비해 실점의 간접적인 실수를 범하는 등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결국, 맨유는 리버풀전에 이어 리그 2연패를 당하며 리그우승에 먹구름이 끼었다. 한편, 첼시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토트넘에 패하면서 맨유를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리버풀은 내일 새벽 애스턴 빌라와 경기를 펼친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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