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5 10:46 / 기사수정 2009.03.15 10:46
[엑스포츠뉴스=김정근 기자]
Q1. 삼성 칸의 에이스는 송병구일까 허영무일까?
Q2. 택뱅리쌍일까 택허리쌍일까?
이 물음은 중립적 입장에선 꽤 솔깃하지만, 송병구의 팬과 송병구가 터줏대감으로 있는 삼성의 팬들은 질문 자체를 외면하고 싶은 질문일 것이다. 타종족전이야 자신 있다 해도 허영무와의 동족 전 연습에선 종종 밀려온 송병구 본인도 어쩌면 그럴지 모른다.
허영무는 실력과 커리어에 비해서 인지도가 낮은 토스다. 비교 우위를 지닌 멀티테스킹과 반응속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합리적인 운영이 문제일 수도 있겠고, 육룡이라 불릴 만큼 강한 토스가 많은 시대에 활약하고 있는 게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거목 옆 새싹에 너른 햇빛이 비칠 날이 있을까? 지금까지 허영무란 송병구 좌편에 앉은 자였다. 총사령관에 이은 야전사령관이니, 무결점이 아닌 만능형이니, 삼성칸 2인자니 하는 말들이 그렇다.
허영무는 듬직하고 성실한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니 그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전도유망한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데뷔 후 길고 암울했던 '허필패' 시절을 벗어났을지언정 여전히 '백전노장'의 한 수 지도가 필요한 후배여야 했고 아주 잘하지만 결승에서 김택용에게 3:1 패를 2연속 당할 만큼 어수룩한 면이 있는 토스라야 했다. 허영무가 너무 튈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허영무는 화면과 인터뷰에서 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덕분에 허영무에겐 각이 보이지 않았다. 그에겐 고유 아이덴티티가 없었고, 투명해 보였다. 사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의 스타일은 송병구의 아류로서 논해져야 했으니까.
그러나 송병구와 허영무 사이엔 많은 힌트에도 불구하고 직시가 되지 않는 사실이 있다.
그건 바로 -이젠, 허영무가 송병구보다 강하며 그늘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3월 14일, 로스트사가 MSL 4강- 허영무 3 : 송병구 0 , 통산 전적 5:0.
무섭도록 독 오른 허영무, 주춤 주춤 거리는 송병구.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오래도록 말이 없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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