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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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 지킨 한국의 자존심

기사입력 2009.03.08 10:33 / 기사수정 2009.03.08 10:33

손현길 기자



[엑스포츠뉴스=손현길 기자]
WBC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숙적 일본을 맞이한 지난 7일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다. 1차 WBC와 올림픽에서의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승리했던 한국 대표팀이 14-2 7회 콜드 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은 한두 점 차이의 박빙의 대결로 재미를 선사했던 그동안의 한일전과는 달리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내주며 무너졌다.

일본 대표팀이 1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4득점을 올리는 동안 한국 타선은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보스톤 레드삭스)에게 고전하며 7회까지 안타 4개만을 기록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4번 타자 김태균은 일본에 굴욕적인 콜드게임 패를 기록한 한국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김태균은 1회 말 일본 최고의 투수 마쓰자카를 상대했다. 마쓰자카는 세이부와의 평가전부터 김태균의 활약을 알고 있었는지 좋은 공을 주지 않으며 승부를 어렵게 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태균은 특유의 선구안으로 볼을 골라내며 침착하게 좋은 공을 기다렸고, 볼 카운드 0-3에서 마쓰자카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힘차게 걷어내며 도쿄돔 왼쪽 천장 밑에 걸린 맥주회사의 광고판을 그대로 맞히는 대형홈런을 때려냈다.

이승엽을 대신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일본의 평가전을 챙겨보며 꾸준히 훈련한 성실함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140M로 기록된 2점짜리 대형홈런은 3-0으로 앞서고 있던 일본 더그아웃과 마쓰자카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김태균이 한국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음을 알리기에도 충분했다.

한국 대표팀은 1회 말 이후 공격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김태균의 2점짜리 대형홈런이 한국의 첫 득점이자 마지막 득점이 됐다.

비록 한국이 일본에 콜드게임 패를 당하긴 했지만 김태균이 마쓰자카를 상대로 기록한 대형홈런은 한국 대표팀과 한국 국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줬다.한국 대표팀은 오늘 오후 6시30분 중국을 상대하게 된다. 한국이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음 날인 9일 일본과 1, 2위 자리를 두고 다시 만난다. 일본과의 재대결에서 김태균을 선두로 어제의 패배를 되갚아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사진 = 김태균 (C) KBO 공식 홈페이지 캡쳐]



손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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