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1 02:33 / 기사수정 2009.03.01 02:33
LG가 내년시즌 마무리를 봉중근으로 결정할지도 모른다. 전지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시험해본다는 예정이다. 봉중근은 지난해 박명환이 빠진 LG의 마운드에서 새로운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며 국내 최고 좌완 중 한명이란 것을 증명해냈다. 특히 07년 시즌과는 달라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때 탈삼진 1위에 오르며 자신의 강력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만약 작년 한해 빈타에 허덕였던 LG가 아닌 타팀에서였다면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운드에서 내려와 덕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기도를 하던 봉중근의 모습을 많은 팬들은 잊지 못했을 터, 하지만 그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데다가 동료 투수들의 지원까지 받지 못하며 종종 승리를 놓치며 "fuck!!"을 외쳐야 했다. 이랬던 그가 09시즌엔 동료 선발투수들의 특급도우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사실 자질로만 따지면 봉중근은 훌륭한 마무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다음은 봉중근의 지난 시즌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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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KBO )
봉중근은 지난해 186과1/3 이닝을 소화하며 8개구단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뛰며 이닝왕(?)에 올랐다. 이는 그만한 체력이 있다는 증거이며 안정감이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140탈삼진을 기록하며 충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증명했다. 특히 봉중근의 몸쪽 직구는 작년 한해 프로야구 좌완들의 직구 중 손에 꼽히는 직구였다. 기록을 보면 봉중근은 절대적으로 신뢰를 할 수 있는 투수다. 선발과 마무리로서의 투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컨디션관리 등에 관해서는 아직 지켜보야할 점이지만 기록만으로만 보자면 충분히 매력있는 클로져다.
하지만 몇 가지 찜찜한 면은 있다. 186이닝을 2.66의 방어율로 던질 수 있는 투수를 굳이 마무리 투수로 돌려야 하는가..하는 문제다. 소탐대실(少貪大失)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것은 선발투수로서 가장 자부심이 가는 면 중에 하나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 할 면이 WHIP인데, 봉중근은 선발투수들 중 윤석민, 김광현에 이어 WHIP부분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주자를 잘 출루시키지 않는 2점대 방어율 좌완투수....이렇게 장점이 많은 선발투수를 굳이 마무리로 기용해야 할까. 마무리로 써도 충분히 제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되지만, 왠지 찜찜한 보직 이동이다. 구단과 코칭스탭은 작년에 너무나도 약했던 마무리부분을 에이스를 통해서라도 메우고자 하는 '궁여지책'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봉중근을 마무리로 09시즌을 시작했는데, 박명환이 부활을 못해주거나, 옥스프링이 지난해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게 된다면 LG는 그야말로 완전무결한 '소탐대실'의 형국이 되고 말 것이다.
봉중근은 작년 한해 김광현 다음가는 좌완 선발투수였다. 봉중근이 내년에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중 한 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봉중근 본인보다도 팀의 사정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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