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27 10:49 / 기사수정 2009.02.27 10:49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유망주가 있었습니다. 러시아와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리듬체조 부분에 유일한 아시아 선수로 출전했던 신수지(19, 세종대 입학예정)는 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연기를 펼친 국내 리듬 체조 선수였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 신수지에 대한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또한, 생소했던 리듬체조도 대중의 곁에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특정 종목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으려면 그 종목을 대표할 수 있는 ‘스타’가 필요합니다. 열악한 국내 리듬체조 계에 등장한 신수지는 갈증을 해결해 주는 오아시스였습니다.
한국 리듬체조 대표 선수들과 상비군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세종고등학교 체육관을 찾았습니다. 국내에서 리듬체조를 할 수 있는 매트가 유일하게 존재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신수지는 세종대에 진학할 예정이지만 입학 후에도 계속 이곳에서 훈련을 가질 예정입니다.
추위가 한풀 꺾이고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세종고등학교에서 한국리듬체조의 자존심인 신수지를 만나봤습니다.
Q : 만나서 반갑습니다. 요즘도 훈련에 여념이 없는 것 같은데 우선 최근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신수지(이하, '신'으로 표기) : 가장 최근에 있었던 대회는 작년 11월 달에 있었던 전국체전이었어요. 그 대회를 마치고 계속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월 28일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거든요. 현재는 그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Q : 작년에 있었던 올림픽 이후로 신수지 선수의 지명도가 꽤 높아졌는데요. 팬들도 많이 생겼죠?
신 : 네,(웃음) 작년 올림픽이 끝난 이후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세요. 그리고 팬 분들에게 받는 선물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무래도 미니 홈피 도토리죠.(웃음) 그리고 기억에 남는 선물은 네잎클로버를 직접 코팅한 것이었어요.
Q : 신수지 선수의 지명도는 꽤 높아졌는데 이와 비례해서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나요?
신 : 예전에 비해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이 생겼지만 아직도 아쉬운 점은 많아요. 좀 더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에게 리듬체조를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리듬체조선수들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쉬움이 커요.
Q : 현재 국가대표를 포함한 리듬체조 선수의 수는 몇 명이나 되죠?
신 : 국가대표는 개인 선수만 4명이에요. 그리고 상비군은 12명이죠. 이곳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전부라고 보시면 되요. 그리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리듬체조 선수들이 적다보니 모두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에요.(웃음) 일본과 같은 경우를 보면 선수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Q : 그런데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선수가 20명 안팎인 한국에서 올림픽 출전 선수가 탄생했잖아요?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일본 선수는 출전 티켓을 따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신 : 네 맞아요. 그동안 올림픽 아시아 티켓은 일본이 항상 가져갔는데 베이징올림픽은 그렇지 못했죠.
Q : 정말 기적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네요.(웃음) 전지훈련은 러시아로 많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언제 다녀오셨나요?
신 : 12월 중순에 다녀왔어요. 한참 추울 때 갔는데 그곳은 체육관이 따뜻하거든요.(웃음) 새 작품을 받으러 전지훈련을 갔는데 그곳은 난방이 잘돼있어서 훈련하기가 편했어요. 보통 전지훈련을 가면 한 달 정도 머물러요.
Q : 리듬체조 선수가 입는 유니폼이 몇 백만 원대를 호가한다고 들었습니다. 작년까지 만해도 중고 유니폼을 입었다고 들었는데 최근엔 어떤가요?
신 : 올해부터는 새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우선 사이즈를 맞추고 유니폼 제작하시는 분이 연기를 펼칠 배경음악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음악에 맞게 디자인을 하시죠. 그리고 수구(체조 선수들이 연기를 펼칠 때 사용하는 도구) 색상에 맞추는 것도 포함돼요. 유니폼을 제작하는데 제 의견도 반영되고 있어요. '이런 색상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란 의견과 사이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때도 있어요.
Q : 유니폼 색상을 말씀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색상을 선호하나요?
신 : 블랙이요.(웃음) 집안에 고이 모셔둔 유니폼이 있는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0, 러시아)가 예전에 입었던 두벌의 유니폼이에요. 러시아 전지훈련을 갈 때 만나서 얘기도 하는 사이인데 그런 유명한 선수가 준 유니폼은 특별했어요.
Q : 리듬체조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선수들이 꽉 잡고 있잖아요?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가서 그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 궁극적으로 어떤 점이 뛰어난 것 같나요?
신 : 옆에서 지켜보면 가끔은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란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일단 신체조건이 다르거든요. 다리와 팔이 무척 긴 점이 그 선수들의 특징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안짱다리가 심했었어요. 지금은 운동으로 많이 고쳤지만 러시아와 유럽 선수들에게 가장 부러운 점은 신체적인 조건이에요. 그리고 수구를 다루는 기술이 매우 자연스러워요. 러시아 선수들은 3살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수구도 굉장히 일찍 잡아요.
Q : 리듬체조 선수는 모니터링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동작을 많이 보면서 연구를 할 것 같은데요. 최근에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느 부분이 가장 아쉽게 느껴지나요?
신 : 기술에 집중해서 표현력을 살리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아쉬워요. 표현력은 경험도 매우 중요한데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수구에 신경 쓰고 기술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거든요. 그래서 표현력에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요.
Q :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고 싶군요. 어린 시절, 신수지 선수가 TV화면에서 나오는 리듬체조를 따라하면서 부모님에게 저 운동을 배우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던데 사실인가요?
신 : 네, 사실이에요. 전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워낙 좋아했어요. 어떤 종목을 하느냐가 문제였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리듬체조 중계를 보고 마음이 이끌렸어요. 막대기에 줄을 묶어 놓고는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흉내를 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결국, 엄마가 체조협회에 문의를 했고 현재 코치님은 김지희 선생님을 만나게 됐죠.
Q : 현재의 위치에서 그 때를 생각하면 '나는 천상 리듬체조 선수다'라는 느낌이 들었겠네요
신 : 네, 다른 종목은 모두 남성적인 느낌이 나는데 리듬체조는 완전히 여성적인 스포츠잖아요? 유연성이 생명인 리듬체조는 매우 아름다운 종목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일본에서는 남자 리듬체조도 생겼는데 여자 리듬체조와는 다른 부분이 많아요.
Q : 리듬체조에는 여러 가지 수구가 있는데 손에 잡으면 가장 편한 느낌이 가는 수구는 어느 것인가요?
신 : 처음부터 리본을 좋아했었고 지금도 주 종목이 리본이에요. 그런데 많은 선수들은 리본을 어려워하거든요. 리본의 길이가 6m에 이르는데 그것이 엉키면 다시 풀어야하니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되요. 그래도 이 종목이 주는 매력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리본을 가장 선호해요.
Q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리듬체조 선수는 누군가요?
신 : 안나 베소노바(25, 우크라이나, 2007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에요. 그 선수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표현력이 정말 뛰어나고 우아해요. 베소노바와 카나예바는 전지훈련을 가면 직접 만나서 얘기도 하는 사이인데 연습이 없을 땐 친구처럼 지내요. 하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챔피언이다보니 프라이드는 엄청 강하죠. 카나예바가 특별 연습을 하면 다른 선수들이 매트에서 비켜줘야 해요. 그래도 평소엔 매우 친절하고 저한테 잘해줘요.(웃음)
Q : 리본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아직도 다루기 까다로운 수구는요?
신 : 곤봉 같은 경우는 높이 던져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점이 어려워요. 볼도 마찬가지죠. 볼의 무게가 600g인데 그 무게를 높이 던져서 손이나 다리 등으로 받아야 하는 점이 꽤 힘들어요. 그리고 볼을 놓치면 매트 밖으로까지 굴러가기 때문에 그 부분도 유의해야하죠.
Q : 리듬체조 선수들은 일반체조와는 다르게 발레가 필수라고 들었습니다. 발레 수업은 어떻게 받으셨나요?
신 : 러시아와 유럽에서는 발레를 어느 정도 마스터한 다음에 수구를 들고 리듬체조를 해요. 저희도 몸을 풀고 난 뒤, 발레를 하고 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리듬체조 훈련에 들어가죠. 그런데 리듬체조 선수들이 배우는 발레는 정통 발레가 아닌, 리듬체조에 맞춰서 변형된 발레에요. 특히, 러시아에 가면 이 발레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발레는 토슈즈를 신고 발끝을 일자로 세우는데 저희는 비스듬히 서거든요. 그 점이 틀려요.
Q : 발레리나 못지않게 발이 많이 상했을 것 같은데요
신 : 그렇죠. 뼈도 자주 부러지고 인대도 끊기고 … 발이 엄청 고생을 많이 해요(웃음)
Q : 신수지 선수에게는 잊지 못할 대회인 제28회 세계선수권대회도 벌써 재작년에 있었네요. 그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 올림픽 티켓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었나요?
신 : 솔직히 말해서 전혀 의식하지 않고 출전했어요. 부담감 없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다는 각오로 나갔는데 정말 좋은 성과를 얻었죠. 특히 리본이 가장 잘됐었는데 백 일루션(한쪽 다리를 머리로 올린 뒤, 수직으로 원을 그리는 기술) 9회전을 성공시켰어요. 하지만 17위까지 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결과가 나오고 보니 처음엔 실감이 안 나서 어질어질했어요.(웃음)
Q : 백 일루션이라는 기술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도 정말 어려운 기술이라는 점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지금 이 기술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구사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기술을 하게 된 과정과 힘든 점에 대해서 묻고 싶군요.
신 : 저 같은 경우는 행운이었는지 쉽게 된 편이었어요. 그런데 백 일루션을 하고 나면 너무 어지러운 점이 문제에요.(웃음) 회전을 하고 나서 수구를 던지고 받아야 되는데 어지러움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니 수구를 받는 게 상당히 힘들어져요. 그래서 예전에는 연기 막판에 백 일루션을 배치했는데 이번에는 경기 초반과 중반에 넣었어요. 백 일루션을 시도하고 난 뒤, 다음 동작에 집중하는 점도 매우 중요해요. 그리고 백 일루션은 그동안 회전수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젠 풀려서 예전보다 많은 회전도 가능해졌어요.
Q : 혹시 연습 때, 가장 많이 회전했던 백 일루션 횟수가 얼마나 되죠?
신 : 20회전이요.(웃음) 장난으로 몇 회전까지 가능한 지를 실험해 봤는데 20회전까지 나왔었어요.
Q : 또 작년에는 '체조의 전설'인 코마네치가 총연출자로 참가한 체조 갈라쇼가 있었잖아요? 그 대회에서 코마네치를 만난 소감과 많은 팬들 앞에서 연기를 펼친 기억 등이 궁금합니다.
신 : 코마네치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다 보니 그분한테서 나오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 리듬체조 대회를 하면 관객들은 선수들 부모님들이 대부분이거든요.(웃음) 그런데 국내 대회에서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긴장도 됐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갈라쇼처럼 리듬체조 대회 때도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Q : 리듬체조 선수는 선수 생명이 생각보다 긴 것으로 알고 있고 있습니다. 세계정상권의 선수들 중,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꽤 많은데 작년 베이징올림픽에 최연소 선수로 참가한 신수지 선수는 언제까지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싶나요?
신 : 음 … 지금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가장 중요한 대회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고 2014년 이후는 몸이 허락하는 것을 보고 결정할 예정입니다.(웃음)
Q : 연습을 하는 체육관이 난방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직접 방문해 보니 꽤 춥더군요.(웃음) 이렇게 추운 곳에서 훈련을 하면 부상 위험도 많을 것 같은데요?
신 : 아주 추울 때는 티셔츠를 10개 정도 입어요.(웃음) 발레를 하고 점프를 하면서 몇 겹으로 껴입은 옷을 하나씩 벗다가 나중에는 평소에 입던 연습복을 입고 훈련을 하게 되요. 리듬체조선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따뜻한 전용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는 거예요. 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리듬체조를 배우려고 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전용 체육관이 꼭 생겼으면 좋겠어요.
Q : 러시아의 리듬체조 전용체육관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리듬체조 전용 체육관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어떤 요소를 갖춰야 하나요?
신 : 일단 리듬체조만 할 수 있어야하고 천장 높이가 굉장히 높아야 되요. 볼과 곤봉 등을 높이 던져야 하니 아무래도 천장이 낮으면 안 되겠죠. 그리고 리듬체조 선수들이 연습하는 매트는 일반 기계체조 매트와는 달라요. 기본 판자가 깔린 리듬체조 전용 매트가 두 개 이상은 있어야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음악도 중요하기 때문에 음향 시설도 갖춰야겠죠.
Q : 그래도 최근 좋은 소식이 있던데요? 자생한방병원에서 신수지 선수를 지원해 준다고 했는데 부상에 대한 염려는 한시름 덜었겠군요
신 : 네, 절 도와주신 분들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몸 관리를 체크해 주시고 큰 시합이 있을 때에는 직접 저와 함께 이동하면서 치료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Q : 리듬체조 선수들은 먹는 양이 극히 적다고 들었습니다. 하루에 실제로 먹는 양과 먹고 싶은 유혹을 어떻게 이기는지 궁금하군요
신 : 시합이 끝나면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리듬체조를 하면서 생긴 버릇 중 하나가 경기가 끝나면 먹을 음식들을 메모해 두는 거예요.(웃음) 미리 체크해 놓고 있다가 시합이 끝나면 그 음식들을 먹는 거죠.(웃음) 하루에 한 끼를 먹는데 오전 중에 먹어요. 식단은 밥과 샐러드, 과일 등이고 요플레도 먹어요. 그런데 저한테 문제점이 됐던 것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거였어요. 과일도 많이 먹으면 은근히 살이 찌거든요.(웃음) 밥과 샐러드가 주식인데 밥과 야채만 먹다보니 힘이 안 나고 가끔 어지러울 때도 있어요.(웃음)
Q : 그럼 평소에 가장 끌리는 음식은 뭔가요? 그리고 육류를 최근에 먹어본 건 언제죠?
신 : 가장 끌리는 음식은 떡볶이요!(웃음) 그리고 김치찌개도 아주 좋아해요. 육류는 1주일 전에 먹었는데 기름기를 쏙 뺀 수육을 먹었어요. 하지만 시합이 끝나면 오겹살도 먹어요.(웃음)
Q : 피겨스케이팅도 마찬가지겠지만 리듬체조도 고독하게 혼자 하는 운동이잖아요? 그래서 묵묵히 홀로 훈련하다 보면 정신력도 강해지고 인성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신 : 홀로 많은 것을 이겨내다 보니 정신력도 강해지고 성숙해지는데 많은 도움을 줘요. 하지만 '욱'하는 성질도 좀 생겨요.(큰 웃음) 스트레스를 워낙 많이 받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경우도 있는데 좋은 면으로 보면 강인함도 생기는 것 같아요.
Q : 하루 훈련 시간이 8시간 정도라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생활은 거의 없겠네요. 훈련 이외에 남는 짧은 시간은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신 : 미니 홈페이지를 가꾸는 게 유일한 오락거리에요. 그리고 TV도 보는데 요즘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푹 빠져 있어요.(웃음) 훈련에 매진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만큼,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미니 홈피와 TV 시청하는 것 밖이 전부에요.
Q :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19, 고려대 입학예정)와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 친한가요?
신 : 미니 홈피 일촌이에요.(웃음) 그리고 주로 많이 마주친 곳은 병원이었어요. 서로 부상 치료와 방지를 위해 병원은 꼭 가야하니 그곳에서 주로 만났죠.
Q :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피겨스케이팅과 마찬가지로 리듬체조도 종합예술이 들어가 있는 스포츠잖아요? 그래서 이 종목이 주는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지금까지 리듬체조를 하면서 느낀 매력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남겨주시죠
신 : 음악에 맞춰서 무엇인가를 표현했을 때, 느껴지는 전율이 매력인 것 같아요. 보는 이들에게 우아함 뿐 만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리듬체조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기를 보면 전율과 감동이 느껴지는데 저도 그런 선수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에요. 관객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거기에 감동까지 준다면 그것만한 보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팬 여러분들께는 올림픽 이후에도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올해 펼쳐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습니다. 또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은 리듬체조 선수가 별로 없지만 앞으로 많은 리듬체조 지망생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Q : 김연아 선수가 등장한 이후, 많은 피겨 지망생들이 아이스링크를 찾고 있는데 신수지 선수의 연기를 보고 리듬체조를 배우겠다는 꿈나무들도 많이 늘어나기를 기원합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신 : 네, 감사합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인 카나예바는 신수지의 연기를 인상적으로 보고 자신이 입고 출전했던 유니폼 두 벌을 선물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신수지는 자생한방병원으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약속 받았죠.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신수지는 부상을 방지하고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습니다.
손으로 꼽을 정도로 부족한 선수층을 가졌고 난방이 안 되는 체육관에서 훈련에 임하는 열악한 환경이 국내 리듬체조의 현실이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에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아시아선수로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 진출한 신수지의 등장은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올 시즌을 기점으로 세계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신수지의 또 하나의 꿈은 ‘리듬체조의 대중화’입니다. 국내대회에서도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기를 펼치고 싶은 것이 신수지의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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