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5.19 04:46 / 기사수정 2005.05.19 04:46
5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이 가려졌다.
한국은 이세돌 9단과 박정상 5단이 각각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코 9단과 중국의 뤄시허 9단을 꺾고 8강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은 천야오예 4단을 비롯해 치우진 7단, 왕위후이 7단, 박문요 3단, 구리 7단, 저우허양 9단 등 총 6명이 승리를 장식했고 일본은 전패로 단 한명도 살아 남지 못했다.
가장 먼저 한국에 승전보를 알린 기사는 박정상 5단. 올해 승률 80%에 빛나는 박 5단은 중국의 뤄시허 9단을 맞아 통쾌한 승리를 거두어 저력을 과시했다. 초반, 뤄시허 9단은 노타임으로 일관했고 박정상 5단은 상대에 말리지 않으려는 듯 침착한 모습이었다. 하변이 깨지면서 박 5단은 좌변을 장악하여 두터워졌고, IQ 160의 천재기사 뤄시허는 결국 140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누구와 붙든 자신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던 이세돌 9단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야마시타 게이코 9단과 경합을 벌인 결과 초반부터 승기를 잡으며 능수능란한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1회전에서 창하오 9단을 꺾고 진출한 야마시타 9단의 독특하고 과감한 기풍도, 전투에 능한 이세돌 9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올해 세계대회 성적 9승 1패의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등 이세돌 9단의 무한 질주는 좀처럼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32강전의 최철한 9단의 탈락에 이어 16강전에서는 이창호 9단을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LG배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이창호 9단은 이번 16강전에서 중국의 신예 천야오예 4단에게 패해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 9단은 중반 역전에 성공했지만 대마 포획에 덜미가 잡혀 신예기사에게 약하다는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채 불계패 당하고 말았다. 이창호 9단을 넘고 8강에 진출한 이 16세(89년生) 소년은 2000년에 입단한 기사로서 국제기전 본선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마전 기성전을 획득, 국내외서 종행무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박영훈 9단 또한 중국의 치우쥔 9단과 대결에서 실리의 취약점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1회전에서 중국의 신예 류싱 7단을 물리치고 당당히 16강에 안착한 김성룡 9단은 중국의 왕위후이 7단을 만나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전기대회 우승자인 일본의 장쉬 9단은 저우허양 9단과의 격돌에서 패해 대회 2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조선족 출신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박문요 3단은 일본의 쑤야오거 7단을 제치고 8강 진출에 성공했고 구리 7단은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에 불계승을 거둬들이며 8강에 합류했다.
이로서 LG배 8강에서는 2명의 한국 기사와 6명의 중국기사가 경합을 벌이게 된다. 수적으로는 중국이 월등히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 기사들이 어느 때보다도 강한 믿음을 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LG배 세계기왕전 대회규정은 올해 10회를 맞아하여 대폭 개편됐다. 지난해까지 전기 4강까지 시드출전이 가능했으나 이번부터는 우승과 준우승자만 해당된다. 예선전도 초단부터 9단까지 함께 대국을 벌이는 통합예선제로 바뀌었다. 대회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 준우승은 8천만원이다.
▼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전 결과
승자 |
패자 |
결과 |
● 천야오예 4단 (중) |
○ 이창호 9단 (한) |
189수 흑불계승 |
○ 이세돌 9단 (한) |
● 야마시타게이코 9단 (일) |
212수 백불계승 |
○ 왕위후이 7단(중) |
● 김성룡 9단 (한) |
212수 백불계승 |
○ 치우쥔 7단 (중) |
● 박영훈 9단 (한) |
228수 백불계승 |
○ 박정상 5단 (한) |
● 뤄시허 9단 (중) |
140수 백불계승 |
○ 구리 7단 (중) |
● 고바야시고이치 9단 (일) |
204수 백불계승 |
● 저우허양 9단 (중) |
○ 장쉬 9단 (일) |
238수 흑1집반승 |
○ 박문요 3단 (중) |
● 쑤야오궈 7단 (일) |
164수 백불계승 |
▲ 이세돌 9단
▲ 박영훈 9단
▲ 천야오예 4단과 이창호 9단
▲ "내 시계는 이상무!" 지난 1회전에서 최철한 9단의 대국 시계가 멈춘 일이 발생한 탓인지 김성룡 9단이 대국전 시계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 "내 머리는 백만불짜리 머리" 박정상 5단과 뤄시허 9단. 이번에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박정상 5단은 이세돌 9단과 함께 8강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헤어스타일로 상대를 웃겨서 이기려 했다'는 농담이 그냥 한 말은 아닌 듯.
▲ "이창호 9단과 바둑을 두게 되다니…" 대국에 앞서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는 천야오예 4단. 매우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 "나를 막을자 누가 있으랴" 최근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세돌 9단
▲ 이창호 9단
▲ 박정상 5단
▲ 천야오예 4단과 이창호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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