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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무기력한 패배 '강철이 아닌 인간이기에…'

기사입력 2009.01.29 21:01 / 기사수정 2009.01.29 21:01

김미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미진 기자] 최근 15일 동안 8번의 시합에서 6번의 연장전을 가졌던 서울 삼성이 29일 원주 치악 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리턴매치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양 팀은 지난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라운드의 경기에서 5차 연장까지 가는 대 접전 속에 승부를 결정했기에 오늘의 시합도 그에 못지않은 접전이 예상됐던 상황.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의외로 싱겁게 나타났다.

그날의 손 떨림도, 그날의 긴장감도 모두 없었다. 삼성의 선수들은 너무나 지쳐있었고 속절없이 벌어져 가는 점수 차를 뒤집을 힘조차 없었다. 언제나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팀의 기둥’ 테렌스 레더 (16득점 8리바운드)도 이 시합만큼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무너졌다.

경기 초반부터 매치업 상대인 크리스 다니엘스 (21득점 10리바운드) 에게 여러 차례 밀리며 고전하던 레더는 2쿼터 초반 인정하기 힘든 파울에 테크니컬 파울까지 겹쳐 일찌감치 벤치를 지켜야 했고, 다시 돌아온 4쿼터 초반 4번째 파울을 범하며 이후 그야말로 힘없는 모습만이 계속됐을 뿐이었다.

결국, 4쿼터 8분경 국내 멤버를 모두 벤치 멤버로 바꾼 삼성은 그대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무기력한 모습으로 패배를 인정해야 한 삼성이지만 그들의 이런 모습들을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철이 아닌 인간이기에, 농구를 위해 만들어진 기계가 아니기에 그들의 체력이 이미 바닥났음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었다.

용병 듀오를 제외하고는 그나마 차재영 (13득점 3어시스트 4리바운드)과 이정석 (10득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 만이 재 역할을 해내며 분전했지만 그것으로 승리를 부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27일 안양 KT&G와의 시합이 끝난 뒤 행해진 인터뷰에서 "얼마 안 남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으니 남은 힘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했던 이상민의 말만이 귓가를 맴도는 듯했다. 15일간의 격전을 겪은 그들에겐 이미 남아있는 힘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에 동부는 삼성을 상대로 압도적인 체력의 우위를 과시하며 내 외곽을 가리지 않는 맹활약 속에 3쿼터 한때 23점까지 앞서는 모습까지 연출, 그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강대협 (17득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 이세범 (8득점 3어시스트)  등의 국내 멤버가 적재적소에 득점을 꽂아 넣으며 많은 점수 차를 벌렸고, ‘원주의 야생마’ 웬델 화이트 (25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와 ‘원주의 새 얼굴’ 크리스 다니엘스 (21득점 8리바운드)가 공 수 모두에서 테렌스 레더와 애런 헤인즈 (20득점 4리바운드)를 압도하며 손쉬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한편, 이 시합의 승리로 단독 1위의 자리를 더더욱 굳힌 리그 최강 원주 동부는 4라운드를 7승 3패의 호성적으로 마친 채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맡게 됐으며, 이 시합의 패배로 4위와의 격차가 조금 더 줄어든 단독 3위 서울 삼성 역시 격전 같았던 15일을 뒤로 한 채 꿀 같은 휴식을 앞두게 됐다.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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