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헤드헌터 데인(제라드 버틀러 분)은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유능한 직장인이다. 잦은 야근으로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고, 매일 이어지는 업무 스트레스에 자신을 위한 삶이란 조금도 돌아볼 시간이 없다. 그런 그에게 아들 라이언(맥스 젠킨스)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데인의 삶에는 큰 파도가 요동친다.
16일 개봉하는 '타임 투게더'(감독 마크 윌리엄스)는 직장인이자 남편, 아빠인 데인과 그의 가족을 통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원제 역시 'A Family Man'으로 가정이 있는 남자, 가족과 함께하는 이의 일상을 그린다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
'가족을 위한 삶'이라 생각하고 치열하게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데인에게 라이언의 소식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그만큼 일이라는 것은 데인의 삶에서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만 더 애쓰면, 눈 앞에 승진 자리 역시 보장돼 있다.
그럼에도 마음속에 남는 무언가의 헛헛함은 지울 수가 없다. 스스로 끊임없이 '정말 이게 다야? 이러려고 산건가?'라는 물음을 던지던 데인에게 아내 앨리스(그리첸 몰)는 "당신, 뭔가 놓치고 있어. 나중에 시간을 놓치고 후회하지 마"라고 일침한다.
하지만 이 때까지도 '현실 아빠' 데인은 "일주일의 70시간을 개처럼 일하고,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쉬운 줄 아냐"며 "조금 더 잘 살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소신을 말한다. 그런 데인에게 아들의 입원 후 병원을 오가며 함께 보낸 시간들은 데인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가족에 대한 진심을 깨닫기까지, 라이언의 소망대로 시카고의 빌딩 투어를 함께 하는 모습에서는 점점 따뜻하게 변해가는 부자(父子)의 감정 변화와 함께 루커리빌딩, 트리뷴 타워, 밀레니엄 공원, 리글리 빌딩 등 시카고의 빌딩 전경이 등장해 보는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루커리빌딩에서는 데인과 라이언이 처음으로 교감을 나누는 과정이 그려져 따뜻함을 더한다. 또 시카고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트리뷴 타워에서는 2001년 테러로 무너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도 언급돼 당시의 숙연함을 느낄 수 있다.
'300'(2006)의 레오니다스 왕 등 할리우드에서 남성미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배우로 손꼽혔던 제라드 버틀러는 '타임 투게더'를 통해 기존의 강렬함이 아닌,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까지 폭넓게 소화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자신을 '아메리칸 히어로'라고 칭하는 장면에서는 더욱 깊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데인의 직장 상사이자, 강직하고 지독한 면모를 모두 표현해 낸 보스 에디 역의 윌렘 대포, 60세의 나이에도 재취업을 위한 힘겨운 과정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데인에게도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은 단 하나뿐이네"라며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일깨워주는 퇴직자 루 역의 알프리드 몰리나 등 진정성 있는 캐릭터들이 가을에 어울리는 '타임 투게더'만의 감성을 완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각본가 빌 듀뷰크는 실제 15년 간 헤드헌터로 근무한 경험을 녹여 스토리에 생생함을 덧붙였다. 또 오랫동안 프로듀서로 활동해 왔던 마크 윌리엄스 감독은 '타임 투게더'로 첫 장편 연출에 도전했다. 영화는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갈라스 부문에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111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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