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토르'시리즈에 '발할라'가 있다면 '토르: 라그나로크'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감독 타이가 와이티티)는 앞선 '토르'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관객들을 매료한다. CG를 활용한 액션과 아스가르드, 사카아르 등 다양한 행성들은 더욱 흥미를 더하고, 아스가르드의 존폐 여부를 다루는 묵직함 속에서도 경쾌한 유머를 잃지 않았다.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는 사실상 집안싸움에 아스가르드가 새우 등 터지는 모양새다. 오딘(안소니 홉킨스)의 첫째 딸이자 이들의 누나인 헬라(케이트 블란쳇)에 맞서는 토르(크리스 햄스워스)와 로키(톰 히들스턴) 형제의 모습이 담기기 때문. 도대체 오딘의 가정교육이 어찌된 모양인가 관객들이 혀를 차게한다. 아스가르드는 이러한 대결 속에 불타오른다. 곁가지로 토르와 헐크(마크 러팔로)의 대결도 성사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토르의 변화다. 우선 외양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장발이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를 통해 짧게 잘리고 만다. 머리가 짧아지기 까지의 과정도 '토르 라그나로크'를 통해 모두 공개된다. 내면도 한층 더 성숙해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팬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전지저능'으로 불렸던 그 이지만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다소 다르다.
'토르: 다크월드'를 통해 오딘을 왕좌에서 내리고 로키가 오딘 행세를 하고 있는 와중에,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당시 무엇인가를 보고 아스가르드로 돌아가야할 것 같다던 토르는 아스가르드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아스가르드에 있을 수록 더욱 더 힘이 막강해지는 헬라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어벤져스'에 이어 토르는 자신의 '리벤져스'를 꾸리게 된다. 헬라에게 '복수'하고 싶은 이들로 자신만의 팀을 꾸리는 것. 얼핏 엉성해보여도 최강의 팀이다. 술을 즐기는 매력적인 여전사 발키리(테사 톰슨)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오랜만에 만난 헐크도 반갑다. 헐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소코비아 사태 해결 이후 그는 스스로 퀸젯에 올라탄 뒤 스텔스 모드로 어벤져스 팀에게 추적 당하는 대신 은둔하는 삶을 택했다. 그 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2년 만에 사카아르의 그랜드마스터(제프 골드블럼)의 챔피언이 되어있다.
무엇보다도 막강한 악역인 헬라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173cm의 늘씬한 키를 지닌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헬라는 시종일관 카리스마로 자신의 남동생들을 압도한다. 오딘의 집행관이었던 헬라의 막강한 힘은 영화 속에서 생생하게 그려진다.
앞선 시리즈를 다 지켜봐왔던 팬들이라면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 속 유머 코드도 더욱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부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닥터 스트레인지' 까지 골고루 등장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했던 잔다르 행성을 언급하는 장면도 있다.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둔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을 메인 테마곡으로 변주해 사용한 것도 잘 어우러진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앞으로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이나 다름없으며 동시에 '토르' 트릴로지를 마무리한다. 타이가 와이티티 감독의 말처럼 '토르: 라그나로크'는 세상의 종말 보다는 새로운 것이 탄생하고 새로운 시작을 보여준다. 유쾌하게 즐길 오락영화로는 제격이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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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