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7 00:10 / 기사수정 2008.11.27 00:10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요즘은 오후 5시만 넘어도 금세 어두컴컴해지는, 본격적인 겨울이 오는 듯합니다. 인천전자랜드와 부산KTF의 경기가 열리는 삼산월드체육관에 도착했을 땐 경기 한 시간 전인 6시. 벌써 주위는 어둑어둑해져 있었고 매표소 주위와 체육관 안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원정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홈에서 승리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고 해야 할까요. 홈 관중이 보고 있으니까요. 이날 KTF를 맞아 이겨서 상승세를 타야 하는 전자랜드. 언제나 그렇듯, 연습이 끝나고 선수들을 소개하며 경기가 자연스레 시작되었습니다.
종료 1분 11 여초를 남기고 84:85로 역전을 허용한 전자랜드. 다시 쫓아가며 종료 23초를 남기고 KTF에게 팀파울로 인한 자유투를 2개를 내줍니다. 전자랜드는 이 남은 23초 동안 3점으로 역전하거나 동점으로 연장을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KTF에게 시간을 내주기 않으려 남은 23초를 다 쓰려던 전자랜드. 종료시간이 거의 가까워질 즈음 쏜 포웰의 슛이 빗나가자 리틀이 골밑에서 고군분투하여 슛으로 연결했고, 86:86으로 두 팀은 동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0.2초의 공격시간이 주어집니다.
신중한 작전시간 끝에 재개된 KTF의 공격. 너무나도 짧은 시간, 패스가 된 공이 골대까지 갔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그대로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습니다.
연장 1차전, 전자랜드는 한때 다시 KTF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막판 정병국의 활약과 골밑에서의 적극적인 리바운드로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며 4쿼터보다는 여유가 있게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막판까지 부지런히 쫓아갔던 KTF로서는 너무나도 안타까웠을 듯합니다.
경기장 한편에서 응원했던 KTF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선수들에게 '괜찮아~' 라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돌아서려던 KTF 선수들은 관중에게 인사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가 참 좋았던 전자랜드였습니다. 그러나 잠시 흔들리는 일도 있었고, 경기 중반에는 서로 역전을 허용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요. 특히 순간순간 역전당할 때 자칫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들이 진짜 빛났던 것은 4쿼터 막판, 2점 차로 뒤지고 있을 때 거의 끝나가던 시간 동안 동점으로 만들려고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이었죠.
별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공을 잡아 링에 넣으면 되는 겁니다. 전자랜드는 4쿼터 종료 직전, 이 단순하고도 어려운 일을 해냈고, 연장이라는 힘든 시간까지 잘 버텨 내어 결국은 승리를 품에 안았습니다. 극한 상황까지 갔을 때 생기는 집중력이 그들을 빛나게 해 준 셈입니다. 연장전 중반에, 역전을 허용했었던 그들이기에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서로와 자신들을 믿을 수 있었고, 또 승리까지 할 수 있었던 거고요.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창원 LG와 공동 7위를 기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이번 주 금요일, 인천에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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