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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놈!놈!놈!] 베를린의 왕자님, 아르네 프리드리히

기사입력 2008.11.21 10:28 / 기사수정 2008.11.21 10:28

박중현 기자

[유럽축구 놈!놈!놈!] 8회 - 잘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선수, 수비수편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의 왕자님, 아르네 프리드리히



[엑스포츠뉴스=박중현 기자]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는 맛 없지도, 맛 있지도 않은 딱 중간의 맛을 만들어 내는 라면 요리사가 등장한다.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지 않는 라면을 만들기 위해서 최고의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라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축구선수들 가운데 자신이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않기 위해 일부로 평범한 실력을 가진 것처럼 뛰는 선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야기하려는 이 선수는 분명 아주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고, 매 시즌 늘 그렇듯이 눈에 확 튀지도 그렇다고 부진하지도 않고 꾸준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선수이다. 그는 바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상징적인 팀인 '헤르타 베를린'의 주장 아르네 프리드리히다.

평범한 삶에서 축구 선수로

아르네 프리드리히의 축구 인생은 1985년 지역 유스팀에서부터이다. 하지만, 축구와 동시에 직업학교 등을 거치면서 산업계에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는 빌레펠트에서 그의 프로 생활이 시작되기 전까지 심장과 당뇨병 센터에서 공무를 담당한 적도 있다. 2000년 여름에 그는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그 이후 프로 축구계로 뛰어들었다.

그가 첫 프로 무대 데뷔를 한 곳은 당시 2부리그 소속팀이었던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헤르만 겔란드 감독은 그의 재능을 알아 보았고, 그를 SC Verl에서 데려와 1군 선수로 뛰게 하였다. 그는 2년간 빌레펠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그는 독일의 수도클럽인 헤르타 베를린으로 이적하였다.

베를린의 상징으로

헤르타에 이적하자마자 프리드리히는 작은 성공을 맞보게 된다. 바이에른, 도르트문트를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서 샬케에게 승리해 리가포칼 우승을 차지했던 것, 프리드리히 본인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자신이 가진 유일한 우승의 기억일 것이다. 베를린에서 그는 눈에 들어오는 활약은 아니지만 수비수로서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헤르타 베를린 서포터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어갔고, 2004/05시즌 당시 헤르타 베를린의 감독인 파비안 괴츠에 의해 팀의 주장으로 선발되었으며, 지금까지 헤르타의 주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물론, 프리드리히는 리그 내에서 소위 '본좌'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이다. 특출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리그 내에서 크게 주목을 받는 선수와도 역시 거리가 있다. 하지만, 수비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고 있고, 항상 매 시즌 안정적이고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기 때문에 리그 내에서도 상위 레벨의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젊은 팀이자 세계 각지에서 꿈을 가지고 모여든 헤르타 베를린의 선수단을 이끌고 있으며 분데스리가 팬들 사이에서는 마르코 판텔리치와 함께 '헤르타 베를린'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국가 대표팀과의 인연

프리드리히의 국가 대표팀과의 인연은 2000년 U-21 대표팀에 선발되었을 때부터이다. 하지만, 그는 1년 만에 나이로 인해 U-21대표팀을 졸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독일에서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구성되었던 팀인 'Team 2006'의 멤버로 선발되었다. 당시 선발되었던 선수들 중 2006년 월드컵의 엔트리에 들었던 선수는 팀 보로프스키, 마이크 한케, 티모 힐데브란트, 그리고 아르네 프리드리히뿐. 아르네 프리드리히가 그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쳐 왔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그는 유로 2004부터 팀의 멤버로 활약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총 64회의 출장 경험이 있다. 비록 국가 대표팀에서는 사이드백으로서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헤르타 베를린에서 센터백으로서 묵묵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국가 대표팀에서도 센터백과 라이트백을 모두 겸할 수 있는 유틸리티성을 감안 해서라도 앞으로 프리드리히의 하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챔피언처럼 요리해요!

2006년 2월, 아르네 프리드리히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Foodball! Kochen wie die Weltmeister'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요리에 관련된 책이다. 책의 제목은 'Foodball (Fussball을 빗대어 나타낸 표현), 세계 챔피언처럼 요리해요.'라는 뜻. 이 외에도 아르네 프리드리히는 몇몇 다른 각계 인사들과 함께 선천적 질병인 낭포성 섬유증 환자를 위해 자선 골프 토너먼트를 열었던 적도 있다.

특히, 아르네 프리드리히는 뛰어난 외모로 많은 여성팬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2006년 월드컵 당시에는 프리드리히가 뽑히지 않는다면, 월드컵을 보지 않겠다는 여성 축구팬도 나올 정도로 아르네의 외모는 독일의 많은 여성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르네 프리드리히를 일컬어 왕자님이라고 부르는 많은 여성팬이 있을 정도로, 아르네 프리드리히의 외모는 그의 플레이 그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헤르타의 성공의 중심에서

이번 시즌 헤르타 베를린은 최근 몇 년간 가장 좋은 리그를 보내고 있다. 팀은 13경기를 치른 이 시점에서 승점 24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전반기의 성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지장인 파브레 감독의 지도하에 젊은 헤르타 베를린은 당분간 이 고공 행진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네 프리드리히 역시 팀의 주장으로서 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여전히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번 시즌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프리드리히와 헤르타이지만, 곧 이 둘의 협상은 좋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프리드리히는 유럽에서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지니고 있는 '수도팀'의 성공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진=아르네 프리디리히 ⓒ헤르타 베를린 구단 공식 홈페이지, 그림=ⓒ킹코스타]



박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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