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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대세 싱어송라이터' 폴킴 "고막남친 수식어, 부끄러워요"

기사입력 2017.09.27 11:45 / 기사수정 2017.09.27 11:38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고막남친이라는 수식어는 생각보다 그리 쉽게 붙여지지 않는다. 고막남친은 부드럽고 다정해야하고 '아저씨'같아선 안된다. 그런 점에서 폴킴은 가장 완벽한 차세대 고막남친이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폴킴은 고막남친이라는 수식어에 "요즘엔 다 고막남친이다. 되게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했는데 이젠 인사치레인가 생각한다"며 미소를 띄우며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27일 데뷔 첫 정규앨범 '길'을 선보이며 가을 감성 저격에 나섰다. 직접 그가 소개하는 새로운 곡들, 그가 좋아하는 음악, 예상 밖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나눴다. 보기에도 다정하지만 실제로는 더 다정한 광주남자다. 

이번 그의 앨범에는 유독 잘 알려진 곡들과 동명의 곡들이 많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타이틀곡 '길'을 필두로 'stranger', '좋은 사람', '게임', '둘이' 등 그가 공들인 곡들이 트랙을 가득 채웠다. 

폴킴은 "어쩌다보니 유명한 곡들과 동명의 제목을 갖게됐다"며 "'길'은 20대 중반부터 음악하려고 하면서 꿈은 있는데 현실과 꿈이 다르고, 좌절하고 포기해야되나 말아야 하나 살아가던 시절의 기억을 모아서 쓴 곡이다. 가사도 생각보다 수월하게 나왔다. 가사 작업을 하며 다른 내용으로 풀어보려고도 했지만 곡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 꿈을 향해 가는 여정을 담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1988년생, 올해 서른인 그의 가수 데뷔는 다른 이들에 비하면 그리 이른 편은 아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잠시 멈추고서 느지막히 가수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폴킴은 "가수를 하려면 H.O.T. 강타처럼 생겨야하는 줄 알았다. 가수를 꿈꿔본 적이 없었는데 이소라를 좋아해 군대에서 힘들 때 많이 들었다. '나는 가수다'도 수없이 돌려봤을 정도다. 이소라 앨범 속지에 '나는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씨앗'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나는 왜 태어났지 고민도 했었다"고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그는 "좋아하는 노래를 왜 안하지 하고 어느날 갑자기 전기가 통하듯 '음악할래'라고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고교시절은 뉴질랜드, 대학은 일본에서 다닌 든든한 아들의 갑작스런 '가수 선언'에 부모님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폴킴은 "어머니가 바이올린을 전공하셨는데 내게 '엄마가 아는데 너는 재능이 없다'고 하셨다"며 "어머니가 엄청 싫어하셨다. 반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설명했더니 너무나도 흔쾌히 꿈을 향해 쫓아가라고 긍정적으로 말해주셨었다"며 '쿨한' 아버지의 반응에 주변에 자랑까지 했었음을 밝혔다. 


폴킴은 "아버지가 취하셨던 모양인지 나와 나눈 대화를 기억 못하셨다"며 당시 속상했던 마음도 전했다. 이후 그는 "한국 와서도 집에 안가고 처음 두 달은 고시텔에서 지내며 매일 라면만 먹었다. 어떻게 가수가 되어야 하는 지 몰라서 학원에 등록하고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다 봤다"고 털어놨다. 폴킴은 그 사이 Mnet '슈퍼스타K'시리즈도 계속 출연했고, MBC '위대한 탄생3'에도 도전했다. 줄곧 통편집 됐단다. 

그는 스물다섯에 음악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첫 싱글이 스물여덟에 나왔다. 동그란 동안 외모의 그는 올해 서른. 뒤늦게 시작했기에 조급하거나 강박이 있을 법도 하지만 폴킴에게서는 그러한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긍정적인 태도가 돋보였다. 그는 "오히려 늦게 시작했기에 무시하지 않는 것 같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존중해주시는 부분들이 있더라"고 강조했다. 스물 하나인 2008년에 일찌감치 군대까지 다녀온 그는 여유롭다. 그가 생각하는 '신의 한 수'이기도. 

이번 신곡들에는 그의 경험들이 진하게 묻어난다. 'Stranger'는 어린시절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며 겪은 감정을 담았다. 기억 속의 친구와 현재의 친구가 다른 것이 외로워 보여 이를 가사에 담았다. 폴킴은 "시끄럽게 놀고 재밌게 지내는데, 막상 '나는 왜 외롭지'라는 주제다. 그 친구가 쓸쓸해보였다"고 설명했다. '좋은 사람'은 이런 좋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란 생각에서 출발한 달콤한 곡. '게임'은 '좋은 사람'과는 대척점에 위치하는 곡이다. 폴킴은 "반대로 그만둬야하는데 그만둘 수 없는 게임같은 중독성 있는 사랑을 담았다. 그만둬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멈추지 못하는 나쁜 상대방을 그린다"고 소개했다. 

'둘이'는 폴킴의 진솔한 이야기를 녹여낸 각별한 곡이다. 그는 "이전 앨범을 내고 나서 한동안 곡작업을 안했었다. 여기에 약간 죄책감을 시달리면서 지냈었는데 이렇게 내가 곡이 안써진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는 걸 주제로 써보면 어떨까 했다"고 털어놨다. 페스티벌 등지에서 먼저 공개한 '둘이'는 도입부가 인상적. '맨날 놀기만 하네'로 시작하자 관객들의 강한 공감을 샀다고. 

매번 곡을 만들 때는 그의 경험담과 그 시기에 그가 생각하고, 만나는 사람들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폴킴은 "이들에게서 받는 느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날씨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어떤 기사를 보니 날씨는 기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는 날씨가 굉장히 감정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노래를 들을 때나, 쓸 때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비'를 쓸 때도 그랬다. 그는 "'비'를 쓸 때 국지성 호우가 내릴 때라 이름을 '국지성 호우'로 하려고도 했었다"고 미소를 띄웠다. 

이번 신보 외에 그가 좋아하는 그의 노래들은 무엇일까. 폴킴은 "'이별'이라는 곡도 좋아하고, ''HER'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편지'도 좋아하는 곡. 그는 "워너원 황민현이 커버한 것도 봤다. 누가 보내줬다. 노래를 무척 잘하시더라"고 덧붙였다.(인터뷰②로) 

sohyunpark@xportsnsews.com /사진=뉴런뮤직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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