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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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위한 축구

기사입력 2005.03.18 22:40 / 기사수정 2005.03.18 22:40

문인성 기자


흔히 2002년 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를 보고, 모든 이들은 '히딩크사단과 국민들이 합작한 대업' 이라고 평한다. 그만큼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히딩크와 23명의 선수들의 뒤에 국민 모두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이처럼 축구라는 스포츠에는(물론,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팬' 이라는 것은 대단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팬(FAN)이라는 말은 영어 단어 'fanatic'에서 나온 말이다. fanatic이라는 단어의 단축형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FAN'이다. fanatic이라는 단어는 '열광자, 광신자' 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축구팬이라고 하면, 축구에 열광하는 사람이라고 뜻풀이를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나라 축구대표팀(A팀, U-20포함) 이 과거보다는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축구' 라는 스포츠에 모여든 절대적인 팬들이 많아졌기에 가능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감독과 선수들' 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요소들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구단, 축구구장 등은 부가적인 요소들임에 틀림이 없다. 운동장이 있고, 선수들과 감독이 있다. 물론 경기야 가능하고 축구는 시작되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우리가 말하는 대의의 '축구'는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 운동경기는 관중들을 위해 존재한다 '.

필자가 어느 교수의 강의를 통해서 들은 말이다. 어느 각도에서 보면 틀린말이 될수도 있겠고, 어느 각도에서 보면 맞는 말이 될수도 있겠다. 모두가 이러한 정의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큰 의미에서의 축구는 '관중들과 함께 하는 것' 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팬들의 응원과 그들이 축구에 던져주는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들이 축구를 변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팬들은 힘이 있다. 스포츠를 변화시키고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스포츠라는 큰 배의 길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특히 축구에서 팬이라는 그 절대적인 필수요소는 강력한 힘을 가져야만이 마땅하다.

이제까지의 한국축구는 '팬들을 외면하는 축구'를 해왔다. 어디까지나 모기업의 이익을 위해 성적만을 중시해왔고,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2002년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2002년이 지났어도 과거의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축구, 팬들을 위한 축구라는 사실을 일선의 감독들은 '그러다 성적을 못내 구단의 위기가 찾아오면 어떻게 하느냐'식의 반응으로 실천에 옮기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팀의 위기는 그 팀을 지지하는 팬들이 없어질때 비로소 찾아오는 결과지, 성적을 못냈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성적은 초라해도 수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팀들이 해외에는 다수 존재하고 있음이 그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현재 K리그는 각 경기장마다 평균 관중 1만명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수원 등 몇 수도권 도시를 제외하면, 평균 1만명이 안되고 있음을 당일 경기결과나 관중수 집계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경기장을 찾아서 '지루하다, 유럽축구랑 비교가 되겠느냐'식의 반응을 이제는 더 이상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체질적인 개선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우리들만의 리그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프로축구는 팬들을 중시하는 스포츠 리그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얼마전, 인터넷 축구 전문 사이트에서 일본 오이타의 GK코치로 있는 박영수씨의 인터뷰 내용을 본적이 있다. 박영수 코치는 일본 축구의 강점으로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한다'로 꼽았다. 일본 J리그의 축구 지도자들과 행정가, 그리고 선수들은 항상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본 정신이 모두 몸과 마음에 베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J리그가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팬들을 위한' 이라는 절대적인 기본 정신에 입각해왔기에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들었다.

올시즌 K리그는 어느정도 '팬들을 위한 축구'라는 정신이 어느정도 느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일선 몇몇 감독들에 의해서이지 근본적으로 연맹과 구단 그리고 선수들의 마음속 깊이까지는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팬들없이는 축구도 없다는 사실.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이며,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시대를 넘어 발전하는 프로축구 리그가 되기 위해서는 100% 이 사실을 몸과 마음에 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진출저: 수원삼성 블루윙즈 웹사이트]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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