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17 08:11 / 기사수정 2005.03.17 08:11
"결국 허무하게 끝난 무승부"
[경기전] 대타 피(?) vs 삼바 특급의 기싸움
파리야스 감독 부임 이후 부천전부터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전통의 명문 포항. 현재 광주에게 1승. 전북에게 1무를 거두며, 4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재 패가 없는 양 팀이 맞붙었다.
우선 포항은 디실바-이따마르 콤비를 앞세워 미드필더진의 안정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축구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울산 또한 김정남 감독과 1년 재계약을 한 후 '벼랑끝 전술'로 유상철-노정윤을 영입했고 후반기부터 합류할 최성국-이천수 등을 기다리며 대도약을 노리고 있다.
울산 입장에서는 유경렬-유상철-김정우등의 국가대표 3인방이 빠진 자리를 박병규,장상원,조세권이 이번 경기에서 얼마나 잘 매워 주느냐가 관건이었다. 특히 장상원이 미드필드에서 얼마나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느냐 또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전의 길목에서 김병지의 선방에 막혀 챔피언전 진출이 좌절된 울산 입장에서는 더욱 더 이를 갈고 덤빌 경기였다.
[경기에 들어가서]
2연승 할 때의 멤버와 별반 차이 없이 스타팅을 낸 포항과는 다르게 주전들의 빈자리가 눈에 띄는 울산이었다. 하지만 박병규-조세권-장상원을 투입해 수비진과 MF진을 강화한 울산이었다. 전술에서는 3-4-1-2에 가까운 울산과 기본적으로 3-4-3의 공격 축구로 나온 포항이다.
초반 탐색전을 지나자 울산은 이호의 가벼운 몸놀림으로 쫓아주는 플레이와 박병규-조세권 등을 앞세운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차차 주도권을 찾아오기 시작한다. 전반 35분경 울산은 카르로스의 좋은 슈팅이 불발되기도 했다. 반면 포항은 40분 이따마르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아쉽게 골대를 벗어나면서 땅을 치기도 했다.
곧 이은 43분. 울산은 또 한번 공세에 나선다. 이호의 그림같은 스루 패스를 받은 카르로스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1:1 찬스를 만든 것이다. 여기서 카르로스는 가볍게 가운데 골네트를 가르는 골을 성공 시키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이렇게 전반전은 1:0으로 울산이 앞선체 종료된다.
후반들어서는 포항의 총공세가 시작된다. 포항은 수비라인에 있던 산토스까지 위로 올려 압박을 했고 울산 또한 전반전 골 이후 철저히 수비에 치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몇 번의 프리킥 찬스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포항은 65분 다실바를 뺀 이후 남영훈. 황지수마저도 교체한다. 그리고 황진성을 투입. 마지막 83분경에는 전문 키커인 김기동 마저 남익경으로 바꾸며 동점골에 사활을 건다. 이에 맞선 울산은 중앙을 지킨 박병규를 축으로 조세권-박진섭 등이 수비라인에서 상대를 적절하게 압박해주며, 포항의 공격을 차단한다.
하지만 후반 90분이 지나고, 인져리 타임 5분 중에서도 거의 4분이 지난 시점. 현영민의 애매한 플레이를 파울로 분 심판에 의해 센터서클 20m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허용한다. 그리고 포항의 이따마르는 전 키커가 상대 벽을 허문 사이 그림같은 슬로우 킥으로 동점골에 성공한다. 결국 1:1로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난다.
이로써 포항은 3경기 연속 승점 챙기기(7점)에 성공 했지만 아쉽게도 선두는 성남에게 내주고 만다. 울산 또한 비기고도 진 것이나 다름 없는 경기로 단독 5위를 랭크했다.
[경기 후]
일단 이날 경기에서 울산의 수비진에 새로이 가세했던, 박병규-조세권에 대해선 100점을 줄 수 있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 줬었다. 박병규는 오늘 최종 수비에 비교적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상대 수비를 끊는 좋은 경기 시아로 합격점을 받았다.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 했던 조세권 역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 주었다. 그 외에도 이호의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울산이었다.
반면 몸놀림이 굼뜨던 카르로스나 선취골 이후 수비 위주의 경기로 만 쳔여 울산 축구팬을 실망시킨 김정남 감독의 전술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카를로스에 대해서는 일부팬들이 '받아 먹기 좋아하고, 상대 수비수와 신경전 하기 바쁘고, 브라질 출신이라고 하기엔 의심스러운 조악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득점 포인트는 올려주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날 역시 골을 넣은 순간을 제외하면, 늘 무거운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무성의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종료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는데도 그 역시 일말의 책임이 있지 않았나 싶다.
또한 지난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축구. 혹은 '수비 축구', '재미없는 축구' 라는 악평 속에 경질 위기를 맞이 했던 김정남 감독은 올 시즌 공격적인 축구를 팬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본 만천여 울산 팬 입장에서는 그 약속도 공염불에 지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포항의 경우에는 역시 이따마르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또한 산토스를 위시로 한 김성근-오범석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과 압박도 칭찬할 만하다. 올시즌 우성용-이민성 등이 빠지면서 작년과 같은 성적이 나올까 내심 걱정이 되었던 포항은 파리야스 감독 부임 이후 공격적인 성향으로 팀 컬러를 바꾼 후 오히려 축구팬들을 스틸야드로 더 많이 불러모을 수 있는 계기는 마련한 것 같다.
한편 이날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의 빌미가 된 프리킥을 준 심판은 현영민의 손을 쓴 플레이로 파울을 주었다. 하지만 관중들은 일부로 손을 들고 쫓아온 선수에게 차칭으로 파울을 줬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이 파울이 골로 연결되면서 동점이 되자 크게 흥분 했다. 여기에는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경기 후 심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장 운영요원이 들어오는 등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 했다. 울산의 써포터인 처용전사 역시 "삼류 심판 꺼져!!"라는 살벌한 구호를 외치며 써포팅을 끝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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