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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빈곤한 득점력의 원인은?

기사입력 2008.11.02 01:49 / 기사수정 2008.11.02 01:49

이상엽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엽 기자] 시즌 최다득점 2위에 빛나고 있는 성남일화가 빈곤한 득점력에 시달리고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더욱이 성남이 총 25라운드에서 44골을 넣으면서 경기당 평균 1.76 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1일에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5라운드에서 한동원이 터트린 골은 성남이 3경기 만에 터트린 오랜만의 골이었다. 올림픽 휴지기 이후의 리그 10경기에서 9골, 전반기의 미친 듯이 불타오르던 득점력을 가진 그 팀이 과연 맞는지 의심스러운 기록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조동건의 시즌 아웃이 가장 뼈 아프다. 드래프트 1순위로 들어와 데뷔전에서 두 골을 몰아넣은 조동건은 그야말로 ‘혜성’ 같은 신인이었다. 이 같은 득점력은 지난 시즌 이따마르나 김동현에게선 찾아 볼 수 없는 폭발적인 활약으로 성남의 모따에게 집중되었던 수비들의 시선을 충분히 다른곳으로 돌리게 했었다.

그러나 득점력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주위 동료에 대한 '절대적인 희생정신'이었다. 경남과의 리그 9라운드에서 조동건이 만들어낸 첫 골이 바로 그 예시이다.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자신의 왼편에 있던 모따에게 패스함으로써 자신의 상황보다 더 좋은 찬스를 팀 동료에게 만들어 주었고, 이러한 그의 모습은 팀의 승리를 개인적인 골 욕심보다 더 크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아쉽게도 그의 모습은 리그 11라운드 이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서울 김한윤의 반칙으로 시즌 아웃을 당한 것이 그 이유. 이후, 김학범 감독은 남기일과 김동현에게 조동건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투입 시켰지만, 그들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동국의 영입과 2군에서 뛰던 김연건의 발탁으로 활로를 뚫어보려 하였지만, 현재까지도 조동건의 투입만큼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번째로 모따와 두두의 패턴이 상대편에게 읽혔다는 점에 있다.

모따와 두두가 25라운드까지 얻어낸 총 득점의 수는 23골. 총 득점수의 절반을 넘어가는 양이다. 이 브라질리언 듀오는 기존의 선수들과는 다른 독특한 움직임과 완벽한 호흡으로 중앙을 돌파하여 골을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이들의 골 폭풍은 올림픽 휴지기 이후의 후반기 경기에서는 사라져버렸다. 전반기 내내 이들의 삼바리듬에 춤을 추던 상대팀들이 수비전술을 마련한 것이다. 후반기 이후 모따와 두두가 벌어들인 공격 포인트는 단 4점. 전반기에 익숙하게 볼 수 있던 모따-두두의 합작품은 경남전 단 1골에 불과하다.

세 번째로 김상식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미드필더진이다.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조병국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오던 박우현의 부진은 어쩔수 없이 김상식을 수비수로 내려가게 만들었는데, 그 여파는 성남의 미들진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김상식의 부재로 미드필더진은 수비진과 호흡이 종종 틀어짐은 물론이고 미드필드에서 뿌려주던 김상식의 정확한 롱패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성남은 커다란 공격옵션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동국이다. 누구의 의지인지 김학범 감독의 계속되는 부정적인 인터뷰들에도 불구하고 영입된 이동국은 현재 성남의 공격력에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그동안 K-리그 안에서 한 팀의 이동국 보다는 이동국의 팀이었을 때 더 힘을 발휘했던 경험 때문일까? 

이동국은 모따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남의 축구에 그다지 동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위 동료를 활용하는 모습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려는 모습은 모따의 역할과 겹치고, 미들에서 공을 받고 공격을 풀어나가려 할 때는 두두와 동선이 겹치면서 정작 공격진영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성남의 공격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소. 이동국이 공격진영에서 수비진과 경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때는 수비에서 한번에 넘어오는 패스를 받는 순간이 대부분이다.

3경기 만에 터진 골의 주인공도 공격형 미드필더인 한동원의 발에서 나왔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성남의 공격을 담당하는 김도훈 코치는 "다음에 합시다"는 말과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전북과의 경기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좋은 찬스를 놓친 김동현 선수도 축 쳐진 어깨와 함께 골을 못 넣어서 아쉽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김학범 감독, 코칭 스태프, 성남의 선수들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다음 경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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