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현경 인턴기자] '가요광장'을 통해 청취자들의 나른한 오후를 책임지고 있는 개그우먼 이수지가 DJ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그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수지는 지난 22일, KBS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에서 DJ를 맡은 지 100일을 맞이했고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했다.
이수지는 "뜻밖에 DJ를 시작해서 처음엔 '우당탕' 진행을 했는데 이제는 애착이 생겼다. 100일이 됐을 때는 '이걸 해냈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날 뻔 했다"며 DJ로서 100일 맞은 소감을 전했다.
이수지는 자신이 DJ를 맡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KBS 쿨FM '볼륨을 높여요' PD의 추천이 있었음을 알리기도 했다. "정식 DJ로 되기 전에 스페셜 DJ를 했었다. 그때 내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나중에 후문으로 듣기에는 내가 인지도가 좀 낮아서 아마 안 될 거라는 얘기가 있었고, 거의 포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볼륨' PD 님께서 '인지도는 좀 낮지만 진행 면에서 적합하지 않나'라며 나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셨다. '볼륨' PD 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DJ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박지윤 아나운서의 후임으로 지난 5월부터 '가요광장' DJ를 맡게 된 이수지는 남다른 부담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누구의 후임이라는 부담감보다는 아무래도 개그우먼으로서 청취자에게 재미를 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청취자분들에게 활력을 드려야 하는 시간 때다 보니(오후 12시부터 2시) 재미를 드려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후 12시부터 2시는 SBS, MBC 등 각 방송사의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 격인 '최화정의 파워타임'과 '김신영의 정오의 희망곡'이 방송되는 시간이다. 이수지는 "처음 생각은 '젊음'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며 두 프로그램과 차별화화된 '가요광장'만의 강점을 소개했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대에 젊은 분들이 안 계셨다. 이제는 마치 다단계 회사처럼, 한 분 한 분을 고객처럼 '진심으로 다가가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에 대해서는 "한 분 한 분 다 소중하다. 그런데 가수분들을 볼 때는 정말 연예인 보는 느낌이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우상이었던 젝스키스 분들도 뵙고, 아이돌 데이식스를 만났는데 노래를 너무 잘하더라. 심지어 잘 생기기까지 했다(웃음)"고 말했다.
이어 이수지는 데이식스와 얽힌 귀여운 불만도 털어놨다. "데이식스의 초대로 콘서트도 직접 가 사진도 찍었다. 이 정도면 열애설이 날 법도 한데 그런 건 없더라. 이모가 조카 다독여주 듯 정말 훈훈한 느낌이었다"고 농담을 던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이수지에게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수지는 "분명 청취율 스트레스는 있다. PD님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면서 종종 '이거 고쳐'라고 지적 하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투적'인 스트레스는 아니다. 일단 지금 너무 즐기고 있다. 청취자 보다 더 즐기는 것 같다. 너무 행복한 마음이 더 많다"며 DJ 진행에 대한 진심 어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수지는 라디오 만의 매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수지는 "난 원래 이기적인 성격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내 할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일단 상대방 얘기를 들어야 하기에 상대방 생각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변화가 좀 있다. 상대방 얘기에 공감하기 어렵더라도 일단 듣게 되는 습관과 배려심이 생겼고, 사람이 좀 착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고 전했다.
이어 "유인나 언니가 예전에 라디오 진행했을 때 '마약 같다'는 말을 했었다. 유인나 언니가 마지막 방송 때 엄청 많이 울지 않았나. 언니는 마지막 방송 때 청취자에게 온 문자를 프린트해서 가지고 있더라. 유인나 언니가 '정말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다'는 얘기를 내게 했었는데 나도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진짜 가족 같고, 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느낌이다. 울타리가 생긴 것만 같다"며 청취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이수지는 "라디오 정말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 오프닝 시그널이 나갈 때면 너무 행복하다. 사람 냄새나는, 청취자에 말에 공감할 수 있는 DJ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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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경 기자 handa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