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22 17:50 / 기사수정 2008.10.22 17:50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플로리다 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트로피카나 필드에서는 대망의 월드시리즈 1차전이 개막됩니다.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아름답고 전통있는 구장들을 뒤로하고 탬파베이의 홈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릴 것을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미국 남부의 따뜻한 휴양도시인 탬파는 삶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토박이 주민들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탬파베이 레이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나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를 치르면 탬파베이 팬들보다 오히려 뉴욕과 보스턴의 팬들이 더 많을 때가 태반이었습니다.
홈팬들에게조차 관심을 얻지 못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무관심 팀’이었던 탬파베이는 스튜어트 스텐버그라는 열정적인 구단주가 팀을 운영하면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탬파베이의 가장 큰 성공은 10년 동안 드래프트를 통해 꾸준하게 영입해온 유망주들을 쉽게 다른 구단으로 넘기지 않고 양성해왔다는 점입니다. 만약 천만불대에 이르는 거물 선수들을 영입하고 싶었다면 많은 돈과 함께 유망주들을 묶어서 다른 팀에 보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크게 여유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탬파베이는 유망주들을 무분별하게 다른 팀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착실하게 젊은 선수들을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시켜온 탬파베이의 잠재력은 올 시즌에 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보스턴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지만 탬파베이의 젊은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7차전을 승리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ALCS MVP는 시리즈 내내 무서운 방망이를 휘두른 B.J 업튼과 에반 롱고리아에게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7차전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친 맷 가르자가 MVP트로피를 든 주인공이 됐습니다. 맷 가르자가 없었다면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많은 도박사들과 전문가들은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보다 탬파베이의 우세를 점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를 통해 불펜진들을 많이 소모시켰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과연 챔피언십 후반부로 가면서 지친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 탬파베이의 불펜 투수들이 월드시리즈에서 얼마나 활약해 줄지는 모르지만 정규시즌과 디비전시리즈에서 나타난 든든한 모습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탬파베이의 선발투수인 스캇 캐즈미어와 제임스 실즈도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탬파베이 최대의 강점인 투수진에서 자칫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필라델피아는 최고의 1선발인 콜 해멀스가 건재합니다.
해멀스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1998년 뉴욕 양키스의 데이비드 웰스와 작년의 조시 베켓에 이어 3번째로 디비전시리즈 1차전과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이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승리한 투수가 됩니다.
단기전에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1선발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가 해멀스의 호투가 이루어진다는 가정 하에서 2선발인 브렛 마이어스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시리즈는 의외로 필라델피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데 있어서 23일 오전에 벌어질 1차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리즈의 향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면 어떻게 해서든지 해멀스의 벽을 한번 정도는 넘어서야 합니다.
만약 해멀스가 1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된다면 필리스가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필리스 타자들은 이미 힘이 떨어져있는 탬파베이 불펜투수들을 상대로 볼을 많이 던지게 하는 끈질긴 승부가 필요합니다.
탬파베이 불펜투수들은 보스턴 타자들의 노련하고 끈질긴 승부에 말려들다가 무너지는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맷 가르자가 탬파제이 선발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7차전에서 너무나 많은 공을 던져서 3차전에서야 등판한다는 점도 탬파베이의 약점입니다.
스캇 캐즈미어와 콜 해멀스가 맞붙을 월드시리즈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으며 '애송이들의 격돌'이라 불릴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사진 =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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