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7:28
게임

[엄지놀이] 1. 다시 시작된 '타이쿤 대격돌'

기사입력 2008.10.13 14:37 / 기사수정 2008.10.13 14:37

박혜림 기자

'작은 액정 화면과 조그만 버튼으로 무슨 게임을 해?'

이런 분들에게는 우선 최신 모바일게임을 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을 보면, 여느 비디오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그래픽과 현실감이 돋보여 무시할 수 없습니다. 휴대폰으로 이제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동안 모바일게임도 그만큼 진화를 했습니다.

앞으로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박혜림 기자를 통해 두 엄지손가락으로 편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만점 정보가 실린 '엄지놀이'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 지침서가 되길 바랍니다. 


[엄지놀이] 1. 타이쿤 대격돌! 냐옹타이쿤2 VS 훼미리마트타이쿤

최근 모바일 게임 선두 업체인 게임빌과 넥슨에서 1주의 차이를 두고 타이쿤 게임을 출시하였습니다.

2005년에 나왔던 냐옹타이쿤의 후속편인 냐옹타이쿤2를 출시한 게임빌. 9월에만 '퀴즈퀴즈서바이벌'과 야심작인 '2009 프로야구'를 내놓으며 최근 엄청난 선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 나왔던 서울타이쿤2 이후로 한동안 타이쿤은 잠잠했던 넥슨이 이번에 훼미리마트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훼미리마트타이쿤! 타이쿤 게임이라 두 가지 모두 비슷비슷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만 플레이를 해보면 전혀 다른 특성의 게임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두 게임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대세는 귀여운 그래픽?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다

타이쿤 게임의 주된 소비층은 여성입니다. 10~20대 여성들이 타이쿤 게임을 즐겨 하는데 그 수요에 부합하듯 두 게임 모두 부드럽고 깔끔한 색감에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타이쿤 특성상 반복 플레이로 지루해 질 수밖에 없는데 그래픽뿐만 아니라 폰트에까지 신경을 써 게임 화면을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딱딱하고 네모난 폰트가 아닌 여러 가지 귀여운 폰트를 이용하여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꾸미는 여성의 심리를 잘 캐치한 듯 싶습니다.

그래픽은 둘 다 합격입니다.

사운드도 무난했습니다. 두 게임 모두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효과음이 들어가 각 상황에 몰입하게 하여 줍니다. 예를 들면 훼미리마트 타이쿤에서 아이템을 사용하면 호객 행위를 하게 되는데 동대문시장에서 들릴 법한 골라골라~의 호객 행위 사운드가 나와 진짜 호객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2. 스토리? 별거 없다!

두 개의 게임 모두 타이쿤 게임치고는 꽤 스토리라인이 뚜렷합니다. 냐옹타이쿤은 그 이름 그대로 따라가 냐옹이가 주인의 출세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생선을 잡고 팔아 도운다는 스토리입니다. 훼미리마트타이쿤은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전학 온 여학생을 좋아하게 되는데 그녀는 대기업의 외동딸!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보이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냐옹타이쿤은 퀘스트 진행 사항과 주인님 육성 상태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고 훼미리마트타이쿤도 장사 수완에 따라 잘 못하게 되면 다음 스토리를 진행하기 힘드니 각 미션 별 랭크를 잘 관리해야 해피엔딩에 서서히 다가갈 수 있습니다.

냐옹타이쿤의 주된 게임은 생선을 잡고 파는 일이지만 3일에 한 번씩 성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가해 공주에게 선물을 주고 미니게임이 있어 좋은 성적을 얻어 공주의 호감을 사야합니다. 단순하게 낚시하는 일이 지겨워 질 때쯤 파티에 나가 기분전환을 하게 됩니다.

훼미리마트타이쿤은 물건을 대고 장사를 하는 본 게임 외에 미니게임은 존재하지 않지만 게임 밖에 공부과목 미니게임이 있어 지루함을 덜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단순함 VS 복잡함

똑같은 타이쿤 게임이고 9개의 버튼을 모두 사용하는 점은 같지만 난이도는 천차만별입니다.

냐옹타이쿤은 한번에 해야 할 일이 많지가 않습니다. 본게임은 생선을 잡고 팔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미니게임은 파티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도 필요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손가락을 움직이면 됩니다.

그러나 훼미리마트타이쿤은 그 복잡함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본게임을 하는 공간이 3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수량에 맞게 물건을 주문하고 물건이 오면 판매대에 올려놓고 손님이 물건을 사면 계산까지 해야 되기 때문에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닙니다.

빠른 손놀림에 정확한 계산 능력이 필수인 게임입니다. 제대로 계산해 두지 않으면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을 많이 주문해 놓고 정작 필요한 물건은 모자라서 팔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합니다. 손이 빠르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타이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냐옹타이쿤2를, 손이 빠르고 어려운 게임을 원하는 사람은 훼밀리마트타이쿤을 선택하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버릴 수 없는 부분유료화의 유혹

부분유료화 구현의 모범(?)이 되는 두 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게임들도 지르지 않으면 무난하게 게임 하기 힘들게 만들어놨습니다.

냐옹타이쿤은 코인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스킬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코인을 구매하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게임을 매우 잘하지 않는 이상 나중에 공주에게 줄 선물을 구매하기도 빠듯한 상황까지 옵니다. 공주의 호감을 얻지 못하면 주인님은 왕자가 될 수 없고, 하는 수 없이 코인을 지르게 됩니다.

훼미리마트타이쿤에서는 냐옹타이쿤처럼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유료화는 없지만 게임에서 랜덤으로 나오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선택해서 살 수 있도록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까짓 거 안사면 그만이다 싶겠지만 훼미리마트 타이쿤은 각 미션의 랭크를 S로 받아야지만 새로운 판매 상품이 나오는데 이 S랭크를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가끔 특정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미션이 나오는데 그런 미션들은 깨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아이템 구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부분유료화를 하게 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밸런스를 잘 맞추어 게임을 만드는 데는 두 회사 모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지만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5. 그 밖의 재밌는 요소들

넥슨모바일의 게임을 많이 즐긴 유저라면 훼미리마트타이쿤을 하면서 반가운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게임을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서울타이쿤의 김비서가 나오거나 스토리 진행 중 나오는 주인공의 이의 있음!

이 장면은 예전에 넥슨에서 모바일로 변환하여 출시한 역전재판의 나루호도 모습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그리고 손님들 중 드래곤로드EX의 레이나나 푸키푸키의 푸키가 나오는 등 넥슨의 모바일게임을 줄곧 즐겨왔던 유저들에게 일종의 작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한동안 타이쿤이라는 장르는 기근 현상을 보여왔는데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 2개의 타이쿤 게임이 나와 모두 즐겁게 플레이 하였습니다. 비록 부분유료화 결재로 거의 5000원은 날린 것 같지만…. 엄지 족의 두 손을 더욱 바쁘게 만들어 줄 게임 비용 3000원이 아깝지 않을 게임들입니다.



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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