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07 23:15 / 기사수정 2008.10.07 23:15
[유럽축구 놈!놈!놈!] 2회 - 비운의 No.2 골키퍼 편
덤벼라 카시야스! 디에고 로페즈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재능을 가진 선수가 같은 포지션의 기량이 더 나은 선수 때문에 주전자리에서 밀려 벤치를 지킨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가 최고의 구단에서 뛰더라도 주전선수가 아닌 2인자의 위치라면 이는 그의 재능에 대한 기대에 반하게 되며, 선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옳지 못하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재능있는 선수들은 지속적인 출장을 위해 팀을 찾아 떠나게 되고, 새로운 구단에서 만년 2인자가 아닌 팀의 든든한 선발선수로서 경기에 뛰며, 결국은 자신을 막던 그늘을 걷어내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게 된다. 이번에 소개할 선수도 만년 2인자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팀으로 떠나 최고의 활약을 보이는 선수로, 비야레알의 골키퍼 디에고 로페즈이다.
카시야스의 백업으로
디에고 로페즈는 레알 마드리드출신이지만 처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커온 선수는 아니다. 1994년부터 루고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하였으며 재능을 알아본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영입한 경우로, 20살이라는 뒤늦은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인 레알 마드리드 C에 입단하게 된다.
솔다도, 후라도, 아르벨로아, 필리페 등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 B팀이 세군다리가로 승격하는데 일조하였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아 24세라는 뒤늦은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 성인팀으로 승격된다. 디에고 로페즈는 뛰어난 이해력을 바탕으로 유소년팀의 감독보좌와 주장을 맡을 정도로 재능있는 선수였으나 정작 성인팀에선 출장기회가 적었다.
이는 세계최고의 골키퍼, 카시야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디에고 로페즈는 카시야스보다 뛰어난 피지컬능력과 전술이해도를 가졌으나 19세부터 레알 마드리드 성인팀의 골문을 지켜온 '산 이케르'(성인 이케르) 카시야스를 넘을 수 없었고, 만년 벤치에 앉아있다가 06/07 시즌 종료 후,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6백만 유로에 비야레알로 이적하게 된다.
비야레알의 수호신이 되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 중 최고 이적료라는 문장과 함께 비야레알로 자리를 옮긴 디에고 로페즈, 하지만 남미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던 당시 비야레알에선 바르보사와 비에라라는 두 남미출신 골키퍼가 있었고, 디에고 로페즈는 또 다시 벤치신세가 되었다. 아니 될뻔하였다. 바르보사는 레크레아티보로 임대이적하게 되고, 비에라는 주전 골키퍼였지만 페예그리니 감독의 눈에 차지 않았고, 실험하듯이 선발출장하게 된 디에고 로페즈. 그리고 그는 그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한다.
196센티미터라는 큰 신장에서 나오는 민첩함과 반응속도는 페예그리니의 맘에 쏙 들기에 충분하였으며 어느새 팀의 넘버원 골키퍼가 된 그는 비야레알의 리가 준우승과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라리가 최소실점 2위 팀에 올려놓으며 비야레알의, 그리고 자신의 황금기를 시작하게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벤치를 지키던 백업 골키퍼의 꿈같은 성공이었다.
덤벼라! 카시야스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가 끝난 현재 비야레알은 발렌시아와 승점이 같으나 골득실로 인하여 리가 2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사모라(최소실점상) 순위는 6경기 3실점인 디에고 로페즈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현재의 그가 절호조라는 것을 뜻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로 떠오른 디에고 로페즈에겐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바로 스페인 국가대표. 그는 아직 스페인 국기를 가슴에 단채 경기에 나서본 적이 없다. 하지만, 스페인 국가대표에는 세비야의 팔롭, 리버풀의 레이나,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카시야스라는 커다란 벽이 버티고 있다. 디에고 로페즈의 다음 도전이 바로 이 벽을 넘어서고 유로2008 챔피언인 스페인을 대표할 수 있는 골키퍼가 되는 것이다.
디에고 로페즈는 카시야스와 동갑이다. 카시야스가 레알 마드리드 성인팀에서 경기를 치를 때 그는 레알 마드리드 C팀에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갖으며 기본을 갈고 닦았고, 카시야스가 챔피언 타이틀에 환호할 때 벤치에 앉아 이를 축하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카시야스와 동등해지려 하고 있다.
비록 의욕이 너무 앞서서 경솔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나 이 단점을 극복한다면 나이가 들어 축구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려 하는 팔롭에 자리를 이을 것이며 이후 리버풀의 레이나와 스페인 국가대표 백업자리를 다투게 될 것이다. 그 싸움에서 이겨야 카시야스라는 존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2인자의 자리를 넘어 최고의 자리로 향하는 디에고 로페즈, 그의 활약을 평가하려면 이번 시즌 종료 후 비야레알의 순위를 확인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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